전직 미국 프로레슬링선수이자 배우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존 시나가 발가벗고 오스카 무대에 섰다.
존 시나는 11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97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데이비드 니멘이라는 남성이 수상자 호명 때 발가벗고 무대에 난입했던 일을 흉내냈다. 올해는 그때로부터 50년이 되는 해가.
호스트 지미 키멜은 이 일을 소개하며 “만약 오늘 무대에서도 홀딱 벗은 남성이 가로지른다면 어떻겠느냐”며 존 시나를 불렀다. 하지만 존 시나는 무대 뒤에 숨어 “마음이 바뀌었다. 하고 싶지 않다. 이건 옳지 않다”며 울상을 지었다.
존 시나는 또 “남자의 몸은 웃음거리가 아니다. 뭐 어떠냐”는 키멜에게 “내 몸은 웃음거리가 되는 것 아니냐”고 대꾸했고, 이를 들은 키멜은 다시 “발가벗고 레슬링도 하면서 왜 그러냐. 그건 다 벗은 것만 못한 것 같다”고 농담했다.
결국 존 시나는 중요부위만 수상자가 적힌 봉투로 가린 채 조심스럽게 무대에 입장했다. 특히 다 벗은 시나가 의상상을 호명했다는 점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의 기발함이 잘 드러났다. 존 시나는 “가장 중요한 게 어쩌면 의상 아닐까 싶다”는 재치 있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올해는 셀린 송 감독이 연출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가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라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