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빌리프랩
그룹 아일릿이 색다른 변신을 꾀한다. 이번에는 나른하면서도 반항적인 분위기를 앞세워, 기존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와는 다른 매력을 예고한다.
아일릿은 30일 미니 4집 ‘마밀라피나타파이’를 발매한다. 앨범명은 서로를 원하면서도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상황을 뜻하는 단어로, 관계가 깊어질수록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담았다. 타이틀곡 ‘이츠 미’는 첫 데이트 이후 관계를 정의하는 순간의 설렘과 자신감을 표현한 곡으로 당돌한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다양한 장르의 수록곡도 함께 담겨 아일릿의 음악적 색을 넓혔다.
비주얼 변화 또한 이번 컴백의 핵심 축이다. 시크한 단발과 탈색 헤어, 키치한 빈티지 스타일링을 통해 기존의 청량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졌다. 세상의 시선을 개의치 않는 듯한 무심한 눈빛, 나른하면서도 반항적인 무드는 콘셉트 필름에서 극대화된다. 자신만의 속도로 호흡하겠다는 태도는 단순한 스타일링 변화를 넘어, 동시대 청춘의 정서를 대변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 같은 변화는 아일릿이 그간 구축해온 서사와도 맞닿아 있다. 이들은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 위에 현실적인 감정을 더하며 앨범마다 새로운 얼굴을 조금씩 꺼내왔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기반으로 출발했지만, 점차 감정의 결을 확장해온 흐름 속에서 이번 변화는 파격적인 것은 물론, 자연스러운 변화이기도 하다. 동시에 이는 팀의 정체성을 입체적으로 확장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시도는 아일릿에게 중요한 분기점이기도 하다. 2024년 데뷔곡 ‘마그네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알린 이들은 이후 발표한 곡들까지 꾸준히 사랑받으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일본 골드 디스크 대상 수상과 ‘아몬드 초콜릿’의 역주행 흥행은 현지에서의 높은 반응을 보여준다. 데뷔 3년차에 접어든 지금, 이번 활동은 아일릿이 자신들만의 색깔과 흥행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아일릿은 빠른 성공 이후 곧바로 변화를 시도하며 팀의 방향성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며 “이번 변신이 자신들만의 서사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이어갈 수 있느냐가 향후 장기적인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