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형사6단독은 15일 오후 오영수의 강제추행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진행, 오영수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일기장 내용, 이 사건 이후 상담기관에서 받은 피해자의 상담 내용 등이 사건 내용과 상당 부분 부합한다. 피해자 주장은 일관되고 경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진술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한 “피해 사실을 잊고 지내려고 했으나 ‘오징어 게임’이 흥행에 성공하며 여러 매체에서 오영수가 자주 등장해 힘들었는데, 오영수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문자 등을 보냈으나 이를 무시한 태도에 화가 나 고소를 결심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이 상당 부분 설득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영수는 혐의를 부인하지만, 동료 배우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점을 우려해 피해자에게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아껴주고 보듬어주고 싶은 심정이 지나쳤다’는 대화 부분 등이 사회 통념상 자신이 그런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는 취지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첨언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법정에 증거로 제출한 일기장 문구도 선고의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에게 여자로 보인다고 말했던 날 작성한 일기장에는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 ‘꼭꼭 숨겨야 할 에피소드가 생겼다’고 하는 등 피고인의 행동이 부적절하거나 비밀로 해야 한다는 걸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오영수의 양형과 관련해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며 “취업 제한과 신상정보 공개 명력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영수는 이날 항소 의지를 밝혔다. 1심 선고 후 “항소할 계획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오영수는 지난 2017년 8월 연극 공연을 위해 지방에서 머물던 시기에 산책로에서 A씨를 껴안고, 같은 해 9월 A씨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맞춤하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2022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오영수는 지난달 2일 진행된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이 나이에 법정에 서게 돼 힘들고 괴롭다. 삶 전체가 무너지는 것 같다”며 “현명한 판결을 소원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오영수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 출연해 ‘깐부 할아버지’라는 애칭을 얻는 등 사랑받았다.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지난 2022년 1월 미국 골든글로브 TV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