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합 우승 챔피언 LG 트윈스가 류현진(37)이 돌아온 한화 이글스를 가볍게 제압하고 개막전 승리를 달렸다.
LG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한화를 8-2로 꺾고 승리를 달렸다.
개막전 5경기 중 최고 빅 매치로 꼽혔으나 웃은 건 LG였다. 한화는 이날 12년 만에 돌아온 메이저리거 에이스 류현진을 내세워 디펜딩 챔피언 LG 상대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LG도 1선발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를 내세웠지만, 데뷔전인 만큼 류현진의 무게감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선발 대결에서 웃은 건 엔스였다. 엔스는 이날 1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출루를 허용했지만, 대량 실점 없이 한화 타선을 틀어막았다. 위기마다 주 무기인 커터(컷패스트볼)를 활용해 땅볼을 유도해 한화의 득점 기회를 잔루로 바꿔냈다.
엔스와 달리 류현진은 흔들렸다. 수비가 문제였다. 류현진은 2회 선제 2실점을 기록했으나 3회는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4회 2사 후 수비가 그를 흔들었다. 8번 타자 문성주에게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후속 타자 신민재에게 2루수 앞 땅볼 타구를 유도했다.
그런데 12년 전 류현진을 괴롭혔던 수비 불안이 다시 터졌다. 2년 차 2루수 문현빈이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고 뒤로 흘렸다. 끝났어야 할 이닝은 끝나지 않았고, 문성주는 3루까지 진루했다. 12년 전처럼 실책은 실점이 됐다. LG는 후속 타자 박해민과 홍창기의 연속 적시타가 나오면서 단숨에 석 점이나 뽑았다. 이어 후속 타자 김현수까지 무너진 류현진을 공략해 안타를 더했다. 결국 한화는 예상 투구 수를 채운 류현진을 일찍 내려야 했다.
LG는 류현진이 내려간 후에도 쐐기점을 추가했다. 5회엔 박동원의 땅볼 타구 때 한화 3루수 노시환의 타구 처리가 늦은 틈을 타 오지환이 홈으로 쇄도해 득점했다. 이어 7회, 1사 1·2루 기회 때 타석에 들어선 신민재가 중전 적시타로 일곱 번째 점수를 뽑아냈다. LG는 8회 말 오스틴 딘의 적시타로 여덟 점째를 기록, 선발 전원 안타까지 만들어 첫 승리를 자축했다.
LG는 지난해 깜짝 주전 2루수로 성장한 신민재가 9번 타자로 나서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해결사가 됐다. 리드 오프 박해민도 2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 3도루로 활약했다. 한화는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 그리고 친정 팀을 만난 채은성이 2안타를 쳤으나 타선이 득점권서 침묵해 개막전 패배를 떠안았다. 기대를 모았던 류현진은 3과 3분의 2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