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조슈아 키미히가 경쟁 팀인 도르트문트에 무기력하게 패한 뒤 “마치 친선경기 같았다”라며 쓴소리를 남겼다.
뮌헨은 31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23~24 분데스리가 27라운드에서 0-2로 졌다. 경기 내내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3차례나 놓치는 등 침묵이 이어졌다. 수비에서도 저조한 집중력으로 흔들렸고, 결국 상대에 손쉬운 유효슈팅을 헌납한 끝에 실점했다.
뮌헨은 이날 패배로 리그 5패(19승3무·승점 60)째를 기록, 같은 라운드서 극적인 역전승을 일군 1위 레버쿠젠(승점 73)과의 격차가 승점 13까지 벌어졌다. 남은 7경기서 뒤집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뮌헨 선수들조차 이를 인지하고 있다.
‘주장’ 토마스 뮐러는 “나는 수학 선생님이 아니지만, 여전히 (리그 우승이) 가능하다는 걸 안다”면서도 “하지만 솔직히 말한다면, 그건 비현실적이다. 우리는 경기장 위에서 더 잘해야 한다”라고 반성했다.
부상에서 돌아와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킹슬리 코망은 ‘이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집중할 것인지’라는 물음에 “먼저 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UCL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우리의 퍼포먼스와 다음 리그 경기에서 자신감을 되찾는 게 중요하다”면서 “13점 뒤처져 있기 때문에 UCL이 더 가까워 보이지만, 그곳에서 이기기 위해선 리그에서 이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즌 중 수석코치와 불화를 겪고, 최근에는 포지션까지 이동한 키미히는 “어떻게 이날 같은 경기를 한 게 궁금하다”면서 “전혀 납득되지 않았으며, 이해할 수 없다. 후반전에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지 않았다. 친선경기 같았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선수들은 스스로에게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우리가 오늘처럼 경기한다면, 다음 하이덴하임전은 물론 UCL 경기에서도 어려울 것”이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실제로 뮌헨은 0-1로 뒤진 채 맞이한 후반전에서 오히려 더 저조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박스 안에서만 7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에 막히며 고전했다. 후반전 유효슈팅은 단 1개. 반면 도르트문트는 3개의 유효슈팅으로 추가 득점까지 올리며 적지에서 소중한 승점 3을 획득했다.
다소 불명예스러운 기록도 추가했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뮌헨이 공식전 리그 경기에서 도르트문트에 진 건 지난 2013~14시즌 리그 30라운드 이후 처음이다.
한편 이날 뮌헨의 수비진은 알폰소 데이비스·에릭 다이어·마테이스 더 리흐트·키미히였는데, 독일 매체 빌트는 이들에게 평점 4점과 5점을 주며 혹평했다. 독일 매체는 1~6점이라는 평점을 주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저조한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다. 반대 진영의 도르트문트에선 마츠 후멜스가 1점, 니코 슐로터벡이 2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두드려졌다.
김민재는 어느덧 뮌헨에서의 공식전 4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돼 벤치를 지켰다. 이날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이 교체 카드를 모두 쓰는 와중에도, 팀이 뒤진 상황이라 김민재는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간 투헬 감독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다이어와 더 리흐트 조합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했는데, 다음 경기에선 변화를 줄지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