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훈련 사진을 올렸다.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보란 듯이 새로 올린 사진인데, 손흥민을 향한 사과문은 24시간이 지나면서 자동으로 자취를 감췄다.
벤탄쿠르는 16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우루과이 대표팀 훈련 사진을 게재했다. 우루과이 축구협회가 올린 자신의 훈련 사진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링크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스토리에 올라왔던 손흥민을 향한 사과문은 24시간이 지남과 동시에 자동으로 삭제됐다.
시간이 지나면 삭제되는 스토리가 아닌 일반 SNS 게시물에는 이미 국내 팬들은 물론 전 세계적인 팬들의 비판 댓글이 끊임없이 달리고 있는 상황. 자신을 향한 전세계의 비판 여론을 인지하고도 사과문은 자동으로 삭제되는 시스템에 올리고, 보란 듯이 자신의 대표팀 훈련 사진을 새롭게 올린 셈이다. 손흥민을 향한 사과문에 대한 진정성조차 의심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앞서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에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고 발언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식의 명백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벤탄쿠르의 이같은 발언은 곧장 전 세계적인 비판으로 이어졌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 영국 매체 더 선 등은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을 조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을 향해 사과의 뜻을 남겼다. 그는 “이번 일에 대해 사과한다. 정말 나쁜 농담이었다”며 “너를 사랑하고, 누구를 무시하거나 상처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적었다. 다만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를 Sonny가 아닌 일본 브랜드 소니(Sony)로 두 차례나 적은 데다, 일반 게시물이 아닌 24시간이 지난 뒤 자동으로 삭제되는 스토리에 올린 사과문이라 또 다른 비판 여론이 일었다.
벤탄쿠르는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듯 손흥민을 향한 사과문이 자동으로 삭제된 뒤 보란 듯이 자신의 대표팀 훈련 사진을 게재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대표팀 일원으로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한 뒤, 다음 달 국내에서 열리는 팀 K리그, 바이에른 뮌헨과의 친선경기 출전을 위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