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엔진 분야 3위 업체인 STX중공업이 HD한국조선해양으로 인수되면서 HD현대마린엔진으로 이름을 바꾼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중공업은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 등의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 및 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5일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의 주식 35.0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를 포함한 세계 선박용 엔진 1위 업체다.
다만 공정위는 앞으로 3년간 한화엔진 등 경쟁사가 STX중공업의 부품 공급에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3년간 선박용 엔진 부품(CS)의 공급 거절 금지, 최소물량보장, 가격 인상 제한, 납기 지연금지 등 국내 선박용 엔진 시장의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이번 기업결합은 선박과 선박용 엔진, 엔진 부품 등 조선업 전반에 걸쳐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한 HD한국조선해양이 선박용 엔진 및 엔진 부품 사업자인 STX중공업을 인수하는 결합이었다.
공정위는 엔진 부품-선박용 엔진 간 수직결합, 선박용 엔진 간 수평결합, 선박용 엔진-선박 간 수직결합 등 유형별로 경쟁 제한 가능성을 검토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 인수로 국내 시장에서는 70%, 글로벌 시장에서는 37%의 점유율을 확보하게 됐다. 국내 경쟁업체인 한화엔진의 점유율은 각각 30%, 13%다. 또 엔진 부품 시장에서의 HD한국조선해양의 점유율은 80%로 각 시장에서 1위 사업자 자리를 굳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엔진 부품부터 선박까지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구조도 공고화했다.
공정위는 "이번 승인 결정은 '친환경 엔진 투자 등을 통한 전 세계 엔진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라는 결합회사의 목적은 유지하면서 경쟁 엔진사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라며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 및 관련 중간재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