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삼진이 급증했던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모처럼 걸어서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1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다저스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어깨 부상을 당했던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긴 재활 치료를 마치고 복귀한 경기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로 이적한 오타니가 처음으로 커쇼를 지원한 경기이기도 하다. 오타니는 1회 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투수 브랜든 웹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고, 다저스가 3-2로 앞서고 있던 4회 말 1사 2루에선 높은 싱커를 공략해 좌전 2루타를 치며 추가 득점 기회를 열었다.
올 시즌 31호 홈런도 때려냈다. 다저스가 닉 아메드의 홈런으로 5-4로 앞선 뒤 바로 다음 타석에 나서 우완 사이드암스로 타일러 로저스의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360피트(109m), 타구 속도는 112.6마일(181.2㎞/h)였다. 승기를 잡은 다저스는 9회 초 브렌트 허니웰이 실점 없이 1이닝을 막아내며 리드를 지켜냈다.
커쇼가 등판한 경기에서 좋은 타격을 보여준 점, 지난 22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4경기만에 아치를 그리며 내셔널리그(NL) 홈런 1위를 굳게 지킨 점 모두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오타니의 퍼포먼스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무(無) 삼진이다.
오타니는 올 시즌 3할 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를 수상했던 2021시즌, 그는 홈런 46개를 치며 괴력을 보여줬지만, 상대적으로 정교한 타격은 하지 못했다. 타율도 0.257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2023) 메이저리그(MLB) 진출 뒤 처음으로 0.304를 기록했고, 올 시즌은 25일 기준으로 0.310을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삼진이 너무 많았다. 24일과 25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연속으로 삼진 3개씩 당했다. 23일엔 2개. 7월 들어 5번이나 3삼진 이상 기록했다. 종전 월간 최다 삼진은 6월 26개였는데, 아직 일정이 남아 있는 7월 삼진이 29개였다.
이런 상황에서 맞이한 26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선 정교한 타격을 보여줬다. 홈런과 2루타, 볼넷을 기록했고 타석 모두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었다. 5경기 만에 삼진 없이 경기를 마쳤다. 홈런만큼 반가운 퍼포먼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