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홈페이지 캡처
TV애니매이션 ‘브레드 이발소’의 성우 교체를 둘러싸고 성우협회와 제작사가 갈등을 겪고 있다.
13일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노조’)에 따르면 제작사 ㈜브레드이발소(이하 ‘제작사’) 측은 KBS에서 방영 중인 ‘브레드 이발소’ 주요 배역 성우들의 후속 시즌 출연을 놓고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조합’) 및 한국성우협회(이하 ‘협회’)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시발점은 지난해 10월 식품 브랜드와 제작한 광고 영상이었다. 당시 제작사 측은 ‘브레드 이발소’ TV시리즈를 위해 녹음한 조합 및 협회 소속 성우들의 데이터를 별도의 허락 없이 활용했다. 이에 “성우 A씨가 에이전시를 통해 담당 PD에게 문제를 제기하자, 제작사 측이 데이터 무단 활용에 대한 견적을 달라며 A씨가 담당한 캐릭터 성우를 교체하겠다고 통보했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해당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동일 광고 영상에 A씨 외 2명의 성우 목소리도 사용된 것이 확인됐다. 노조 측은 “이후 당사자인 성우들은 조합과 협회를 통해 해결을 시도했지만, 제작사 측은 이들에게도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제작사 관계자는 이날 일간스포츠에 “광고 제작 도중 실수가 있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오해가 발생했다”면서 “A씨와는 따로 만나 사과하고 (광고) 관련 비용도 지급했다. 합류 또한 원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반론했다.
이어 “다른 두 성우에게도 상황을 설명하고 같은 내용을 제안했지만, 협회 측으로 넘어가 단체로 응하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한 상황이다. 납품 기일이 급박한데 협의가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협회 소속이 아닌) 타 성우들과 녹음할 수밖에 없었다”며 “방영 납기 일정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성우진 확정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제작사가 시즌1부터 최근까지 성우들과 서면 계약서를 체결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문제시 삼았다. 예술인복지법 제4조의4에 따르면, 문화예술용역과 관련된 계약 당사자는 계약 금액, 계약 기간, 갱신·변경 및 해지에 관한 사항, 계약 당사자의 권리 및 의무에 관한 사항 등을 계약서에 명시해 서명 또는 기명날인한 계약서를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
노조 측은 “조합 및 협회가 제작사에 해당 성우들과 성실한 협의 및 재계약, 재발 방지 약속과 사과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속적인 해결 시도에도 성우들과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건 성우들 의사라며 담당 배역 성우를 교체했다”며 “성우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각도로 대응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제작사 관계자는 “시즌1 때부터 전문 제작 스튜디오와 도급 계약을 했다. 이곳에서 성우 관리부터 계약까지 했고, 관례적으로 구두 계약을 했더라”면서도 “관례적인 구두 계약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미 자발적으로 정부 표준계약서 도입을 확정해 시스템을 정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협의 결렬의 원인은 제작사의 거부가 아니라 ‘기제작 분량 파기 및 전원 복귀’라는 노조의 실무적으로 불가능한 요구 때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