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게 입장이 나뉘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내심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경기 선언을 반기는 눈치였다.
이범호 감독은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이 서스펜디드 경기로 종료된 뒤 "(선수들에게) 차분하게 하자고 얘기했는데 아무래도 KS 1차전이라 긴장한 모습도 보이고 흥분한 상태인 거 같다"라며 "(중단된 경기를) 내일 하면 아무래도 경기 감각이나 이런 게 생겼을 거고 2차전하는 기분으로 하다 보면 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계기로 잘 준비하면 내일 좋은 상황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KIA는 0-1로 뒤진 6회 초 무사 1,2루 위기에서 경기가 우천으로 중단, 서스펜디드 경기로 처리됐다.
흐름이 삼성 쪽으로 조금씩 기우는 상황이었는데 재정비할 시간을 번 셈이다. 이에 대해 박진만 삼성 감독은 "홈런 이후 흐름을 가져오는 상황에서 끊겼다. (호투하던) 원태인도 그렇고 공격 쪽에서도 많이 아쉽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은 선발 원태인이 5이닝 2피안타 무실점 쾌투했으나 22일 재개하는 경기에선 등판이 어렵다. 반강제로 불펜을 사용해야 한다. 박진만 감독은 KS 2차전 선발 투수도 "1차전이 우선 중요할 거 같다"며 함구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시작할 때부터 안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안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 경기 전 우천) 조짐이 있었지 않나. 계속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라서, 선수들 컨디션 맞추는 게 쉽지 않다. 준비하는 것 자체도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오긴 힘들 거라고 봤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반면 이범호 감독은 "(경기 개시 여부는) 우리가 해야 할 부분이 아니고 KBO와 심판진이 해야 할 문제"라며 "의견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중간에 끊긴 게 우리에게 좋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KS 한 경기를 경험한 것이기에 우리 팀에 좋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중단된 경기는 22일 오후 4시, 삼성의 6회 초 공격부터 재개된다. 1차전이 끝나고 1시간 뒤 2차전을 바로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