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를 떠나 잉글랜드 리그1(3부) 버밍엄 시티로 이적한 ‘국가대표 풀백’ 이명재(32)가 울산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이명재는 4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임대를 제외하면 줄곧 울산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다”며 “저에게 울산은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가족과 같은 존재이며, 고향과도 같은 도시다. 그래서인지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고 적었다.
그는 “제가 팀에 처음 온 순간부터 팬 여러분은 언제나 큰 힘이 되어 주셨다. 좋은 순간에도, 힘든 순간에도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 주신 덕분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 늘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이명재는 “가장 행복하고 감격적인 순간을 떠올려 보니, 팬 여러분과 함께 들어 올린 세 번의 리그 우승 트로피가 생각난다”며 “우승의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질 때마다 많이 좌절하고 실망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오히려 더 큰 함성으로 경기장을 가득 메워 주셨던 팬 여러분 덕분에 가슴에 별을 하나씩 채워 나갈 수 있었다”고 했다.
이명재는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저에게 이렇게 꿈같은 시간이 찾아왔다. ‘감격적인 리그 3연패’, ‘영광스러운 태극마크’, ‘리그 베스트 11’, 누군가는 저를 빗대어 ‘늦게 핀 꽃’이라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저는 꾸준히, 조금씩 성장해 왔고 ‘지금이 저의 전성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지금의 모습으로 또 다른 무대를 경험하고 한 단계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늘 울산의 ‘원클럽맨’으로 커리어를 마치는 상상을 하곤 했기에, 해외 무대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면 국내 팀으로의 이적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명재는 “며칠 전 영국 버밍엄 시티 FC에서 좋은 제안을 받게 되었고, 도전을 결심하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며 “이제 울산의 유니폼은 벗어놓지만, 오랜 시간 울산에서 배운 교훈과 얻은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버밍엄 시티 FC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수의 왼쪽을 저의 무대로 만들어 주신 울산 팬 여러분, 다시 한번 감사하다. 덕분에 경기장에서 누구보다 담대하고 뜨거운 마음으로 뛸 수 있었다”면서 “우리가 이룬 모든 것들이 울산이라는 팀이었기에 가능했다. 언젠가 웃으며 울산에 돌아오길 소망해 본다. 그때는 푸른 문수 하늘에 더 많은 별이 떠 있도록 저도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1993년생인 이명재는 4일 버밍엄 시티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계약기간은 2024~25시즌까지로 단기 계약이다. 버밍엄에서는 또 다른 국가대표 미드필더인 백승호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이명재는 지난해 31세의 나이로 처음 A대표팀에 승선한 뒤 꾸준히 국가대표의 부름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