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 Francisco Giants' Jung Hoo Lee (51) celebrates after his team won in the 11th inning of a baseball game against the Seattle Mariners in San Francisco, Friday, April 4, 2025. (AP Photo/Nic Coury)/2025-04-05 10:07:10/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정후(27)가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홈(오라클 파크) 오프닝 시리즈를 모두 승리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4년 전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이정후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서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2루타 1개 포함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이정후는 '강속구 투수' 브라이언 우를 상대로 나선 1회 첫 타석에서 낮은 코스 가운데 97마일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밀어쳐서 3루수 키를 넘겨 좌측 파울 지역으로 가는 페어를 만들었다. 걸어서 2루로 진입. 이 2루타는 이정후의 올 시즌 6호 2루타였다. 더불어 지난달 30일 신시내티 레즈전부터 이어진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을 '7'로 늘렸다.
이정후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우를 상대로 같은 코스(왼쪽)으로 안타 1개를 추가했다. 4구째 96.2마일 직구였는데, 앞서 1회 타석처럼 가운데 공을 왼쪽으로 보낸 게 눈길을 끈다. KBO리그 시절 이정후는 타구를 전 방향에 보내는 타자였다. 흔히 스프레이드형, 부채꼴형 분포도를 보였다. 이정후는 지난 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는 좌중간 담장 앞까지 뻗는 104.5마일 경쾌한 레이저 타구를 생산한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4-4 동점이었던 9회 말 윌머 플로레스가 주자를 2루에 두고 우중간 안타를 치며 5-4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5일부터 치른 홈 오프닝 3연전을 모두 승리했다. 개막 3연전 2차전이었던 지난달 30일 신시내티 레즈전 2-3 패전 이후 7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날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가 시즌 2패(9승)째를 당하며 승률(0.889)에서 앞선 샌프란시스코가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단독 1위에 올랐다. 더불어 이정후는 7일 기준으로 MLB 전체 타자 중 최다 2루타 단독 2위에 올라섰다. 이정후는 KBO리그 시절이었던 2020시즌 2루타 49개를 치며, 역대 단일시즌 최다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똑딱이(단타 생산이 많은 콘택트 유형의 타자를 비하하는 표현)' 우려를 받았던 그가 KBO리그 시절에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CINCINNATI, OHIO - MARCH 30: Jung Hoo Lee #51 of the San Francisco Giants celebrates with teammates in the dugout after scoring on a home run hit by Matt Chapman #26 during the sixth inning of a baseball game against the Cincinnati Reds at Great American Ball Park on March 30, 2025 in Cincinnati, Ohio. Jeff Dean/Getty Images/AFP (Photo by Jeff Dean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2025-03-31 05:49:04/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시즌 80승 82패를 기록하며 지구 4위에 그쳤다. 올 시즌도 다저스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전력에 미치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 기세 싸움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자유계약선수(FA) 이적생 윌리 아다메스, 연장 계약한 맷 채프먼 등 베테랑들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플로레스는 팀 승리가 걸려 있는 타석마다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이정후가 이탈한 뒤 출전 기회가 늘어난 엘리엇 라모스, 루이스 마토스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무엇보다 로건 웹, 로비 레이, 조던 힉스 선발 투수 트리오가 견고하다. 여기에 팀 레전드인 버스터 포지가 운영 부문 사장으로 컴백, 현장과 긴밀한 소통을 하며 든든한 지원을 해주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다.
샌프란시스코는 2021시즌 107승 55패를 기록, 9년 연속 지구 1위를 노렸던 다저스를 2위(106승 56패)로 밀어내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바 있다. 당시에도 슈퍼스타는 없었지만, 선발 투수 4명이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고, 포지와 브랜든 크로포드 그리고 브랜든 벨트 등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공격을 이끌었다.
여전히 주전을 지키고 있는 선수는 플로레스뿐이다. 이제는 야수 중에는 채프먼, 아다메스, 이정후가 가장 높은 몸값을 받고 있다. 패트릭 베일리를 비롯해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도 눈길을 끈다.
달라진 샌프란스시코가 다시 한번 '어게인 2021'을 노린다. KBO리그 시절 키움 히어로즈의 '언더독 반란'을 수 차례 이끌었던 이정후가 그 중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