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준은 1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 7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 말 선두타자 결승 홈런으로 1-0 승리를 이끌었다. KT 바뀐 투수 원상현의 초구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10m. 개인 시즌 2호 홈런(통산 27호)으로 연결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원준의 타율은 0.211(57타수 12안타)에 머물렀다. 63타석에서 기록한 홈런은 단 1개. 출루율(0.281)과 장타율(0.286)을 합한 OPS가 0.567로 기대 이하였다. KT전에서도 3회 좌익수 플라이, 4회 1루 땅볼로 물러났다. 특히 4회에는 1사 1,2루 찬스를 살리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진 KT 선발 사이드암스로 고영표의 주무기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이었다.
15일 광주 KT전에서 결승 홈런을 때려낸 최원준이 베이스를 돌고 있다. KIA 제공
하지만 KT가 불펜을 가동하자마자 원상현의 초구를 공략, 손맛을 봤다. 최원준은 경기 뒤 "영표 형이 너무 잘 던져서 끌려간다고 생각했다. 분위기를 바꾸려고 (직구가 강점인 원상현의 특성을 고려해) 급한(빠른) 타이밍에 (배트를) 돌렸는데 그게 운 좋게 홈런이 됐다"라고 7회 상황을 복기했다. 이어 "팀 성적이 계속 안 좋고 부상 선수(김도영·김선빈·곽도규 등)가 많이 나오다 보니까 스스로 부담을 좀 느꼈던 거 같다"며 "내가 못 하고 있어도 팀이 위에 있으면 묻히고 이렇게 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 스스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좀 강했다"라고 타격 슬럼프를 돌아봤다.
최원준은 홈런을 기록한 뒤 유독 기뻐했다. 마음의 부담을 떨쳐낸 걸까. 그는 "나 때문에 진 경기가 올해 유독 많았다. 홈런을 치면서 나 덕분에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던 거 같다"며 "올해는 성적에 대한 그런 건 없다. 팀이 계속 안 풀리니까…마냥 어린 선수가 아니어서 책임을 느꼈던 거 같다. (최근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거에 대해) 너무 답답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하자고 잘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요일(13일)부터 뭔가 준비하던 게 있었는데 그 부분(비공개)이 잘 이뤄지는 거 같아서 한 번 나오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이 좋게 작용한 거 같다"라며 모처럼 느낀 손맛을 반겼다.
15일 광주 KT전에서 홈런을 때려낸 최원준이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KIA 제공
최원준의 홈런을 누구보다 반기는 건 이범호 감독이다. 이 감독은 "바뀐 투수를 상대로 최원준이 공격적인 스윙을 해주면서 결승 홈런을 뽑아줬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최원준이 더욱 힘내주길 기대한다"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