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넘어간다. 쉽게 승부할 수 없다. 삼성 라이온즈 마운드에 고명준(SSG 랜더스) 경계령이 떨어졌다.
고명준은 인천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1, 2차전에서 연달아 아치를 그렸다. 9일 1차전에선 7회 삼성 불펜 투수 김태훈의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는 142km/h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월 투런포로 연결했고, 11일 2차전에선 외국인 선발 헤르손 가라비토를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140km/h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퍼올렸다. 준PO 시리즈에서 아치를 2개 이상 생산한 선수는 고명준 뿐이다.
자연스레 삼성 마운드는 고명준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무대를 옮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선 더더욱 그렇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KBO리그에서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오는 대표적인 '타자친화구장'이다. 삼성으로선 고명준의 한 방이 경계 1순위다.
더군다나 고명준은 올 시즌 삼성전에서 3개의 아치를 그렸는데, 그 중 2개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생산했다. 4월 9일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로 좌월 동점 솔로포, 7월 24일 9회 우완 이승현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모두 우완 투수를 상대로 때려낸 홈런이었다. 6월 3일 인천에서 삼성을 상대로 때려낸 솔로포도 오른손 후라도를 공략한 홈런이었다. SSG는 정규시즌 고명준의 홈런이 있던 날 모두 승리를 거뒀다.
삼성 원태인. 삼성 제공
상승세를 탄 고명준이 3차전에서도 홈런을 때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의 선발은 원태인으로, 공교롭게도 고명준은 원태인을 상대로 정규시즌 좋은 기억이 있다. 홈런은 때려내지 못했지만, 원태인에게 9타수 3안타로 비교적 강했다. '푸른 피 에이스' 원태인에게도 14일 4차전 선발 후라도에게도 까다로운 상대라 삼성으로선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한편, 준PO 3차전엔 플레이오프(PO) 100%의 확률이 걸려 있다. 역대 5전 3선승제의 준PO에서 1승 1패 후 3차전 승리를 가져간 7팀이 모두 PO에 진출했다. 상당한 부담감이 있는 3차전에서 고명준이 홈런으로 100% 승률을 견인할지, 혹은 삼성이 고명준의 홈런을 억제해 업셋(하위팀이 상위팀을 꺾고 다음 시리즈에 진출하는 일)의 유리한 고지를 점할지 이날 결과에 눈길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