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안양장관장아레나에서 열린 정관장과 삼성의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 정관장 박지훈(오른쪽)이 워싱턴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KBL “우리는 약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 가드 박지훈(30·1m82㎝)이 최근 3연승을 질주한 뒤 자신 있게 외쳤다. 정관장은 지난 22일 서울 삼성과의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서 연장 접전 끝에 90-82로 이겼다. 정관장은 3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2위(16승8패)가 됐다. 시즌 3번째로 전 구단 상대 승리에 성공했다.
시즌 초반인 1·2라운드를 넘어, 3라운드에도 정관장의 돌풍이 이어진다. 애초 시즌 전 정관장이 상위권에서 경쟁할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았다. 시즌 초반엔 젊은 선수들의 놀라운 에너지 레벨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해결사’의 부재가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잇따랐다.
22일 삼성전이 대표적이었다. 정관장은 오히려 에너지 싸움에서 삼성에 밀렸고, 공격권을 헌납하며 많은 실점을 내줬다. 국가대표 가드 변준형(허리)과,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전체 1순위’ 문유현(햄스트링)이 빠진 백코트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정관장은 한때 11점까지 밀렸다.
이때 해결사로 나선 게 ‘주장’ 박지훈이었다. 그는 3쿼터까지 단 4점으로 묶였는데, 추격전이 시작된 4쿼터에만 8점을 몰아쳐 팀의 역전극을 썼다. 비록 팀이 마지막 수비에 실패해 연장 승부로 향했지만, 박지훈은 연장에서도 7점을 더 추가해 어수선한 경기를 매조졌다. 연장 쿼터 팀의 11점 중 7점이 그의 몫이었다. 시즌 초반 족저근막염 여파로 부진했지만, 3라운드 평균 18.3점(국내 2위)을 몰아치며 확고한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박지훈은 “전반에는 동료들이 공격에서 활약해 준 덕분에 체력을 아꼈다. 후반에는 나를 믿어줬기 때문에, 잘 마무리가 된 거 같다”고 공을 돌렸다.
“지금 우리가 약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외친 박지훈은 팀이 더 강해질 것이라 자신했다. 어느 때보다 팀 분위기가 좋은 데다, 변준형과 문유현이 돌아오면 백코트 전력이 더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이들에게 ‘빨리 밥값 해야지’라고 농담한다”며 “두 선수가 잘 돌아올 때까지 잘 버틸 것이다. 건강하게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사령탑인 유도훈 감독과도 새 역사를 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유 감독은 KBL 정규리그 통산 승리 3위(419승)의 베테랑이지만, 아직 우승 기록은 없다. 박지훈은 “감독님이 선수단을 너무 신경 쓰고 배려해 준다. 다들 우리가 상위권에 있을 때 ‘떨어질 거다’라고 했는데, 그런 예상을 뒤엎고 싶다”며 “감독님과 꼭 우승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