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호주전에서 투구에 손가락을 맞고 고통스러워하는 천제셴. [AP=연합뉴스]'명승부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대만 현지 매체가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만 야구대표팀과 한국 야구대표팀의 경기에서 결승 득점을 한 천제셴의 활약을 이렇게 조명했다.
쩡하오쥐 감독이 이끄는 대만 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과의 WBC 본선 1라운드 조별리그 C조 경기에서 연장 타이브레이크 끝에 5-4로 승리했다. 대만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호주에 0-3 완패를 당했고, 일본에도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체코와 한국을 연이어 꺾으며 조별리그 상위 두 개 팀이 올라가는 2라운드 가능성을 높였다.
승리 주역 중 한 명은 천제셴이었다. 그는 10회 초 대만의 연장 승부치기에서 결승 득점을 올렸다. 이번 WBC는 정규이닝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무사에 주자 2루를 놓는 승부치기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정규이닝이 4-4로 동점인 상황에서 끝나자 쩡하오쥐 감독은 2루 주자에 대주자 천제셴을 투입했다. 감독의 작전대로 천제셴은 결승 득점을 올렸다.
과정이 돋보였다. 2루 주자였던 천제셴은 장사오훙의 희생 번트 때 3루를 향해 전력 질주했다. 한국 1루수 셰이 위트컴이 타구를 잡고 3루를 던지자, 그는 몸을 아끼지 않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3루에 안착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이어 장쿤위가 스퀴즈 번트를 시도할 때 홈베이스를 밟으며 득점에 성공,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천제셴은 대만의 핵심 선수다. 1994년생 외야수인 그는 대만프로야구(CPBL) 퉁이 라이온즈에서 뛰고 있다. 특히 2024년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에서 7경기에 출전, 타율 0.625(24타수 15안타) 2홈런 6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대만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이번 WBC 대회에서는 대만 대표팀의 주장을 맡았다.
그러던 천제셴은 지난 5일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 조별리그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대만이 0-2로 뒤진 6회 초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천제셴은 호주 왼손 투수 잭 오러플린이 던진 93.6마일(시속 151km) 패스트볼에 왼손을 맞았다. 천제셴은 곧바로 고통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더 이상 경기를 뛰지 못하고 대주자와 교체됐다.
이후 천제셴은 붕대를 감았는데도 불구하고 체코와의 경기 전 프리 배팅까지 소화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대만 감독 또한 “천제셴은 의욕이 넘친다. 만약 출전할 수 있다면, 팀의 사기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크게 반겼다. 결국 부상 투혼까지 보이며 대만의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을 크게 높인 천제셴이 다시 한번 대만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