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가 12일 엔씨 판교R&D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IS포토 게임 업계 맏형 엔씨소프트가 묵직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넘어 글로벌 게이머들의 자투리 시간을 겨냥한 캐주얼 게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노린다.
엔씨가 퍼즐에 꽂힌 이유
엔씨소프트는 12일 3대 핵심 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2030년 매출 5조원을 찍고 ROE(자기자본이익률) 15%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올해 연간 매출 목표는 2조5000억원이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이날 경기도 성남시 판교R&D센터에서 개최한 경영 전략 간담회에서 "게임 하나의 성공 여부에 따라 실적과 주가의 변동이 심했고 비용도 비효율적으로 발생해왔다"며 "지난 2년간은 이 체제를 완전히 개선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턴어라운드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고 운을 뗐다.
엔씨는 미래 성장 3대 전략으로 ▲모바일 캐주얼 사업 ▲레거시 IP(지식재산권) 고도화 ▲신규 IP 확보를 제시했다.
엔씨가 신성장 동력으로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꼽은 것이 눈길을 끈다. 안정성이 보장된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한다. 4년 뒤 모바일 캐주얼 게임의 매출 비중을 3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최고재무책임자)는 UA(유저 확보)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드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의 특성과 관련해 "초기 UA로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높이고 2030년까지 밸런스를 맞춰 수익화로 전환하려 한다"며 "앞서 인수한 리워드 플랫폼 저스트플레이와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결합했을 때 보수적으로 봐도 10% 중반대의 영업이익률은 충분히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2년 전부터 모바일 캐주얼 게임 사업 전략을 구상했으며, 김택진 공동대표도 회사의 데이터와 기술력을 적용하기 적합한 분야로 판단해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는 지난 2025년 전담 조직인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신설하고, 모바일 게임 유니콘의 성장을 이끈 아넬 체만을 센터장으로 영입했다. 이후 글로벌 이용자 2500만명의 저스트플레이를 비롯해 베트남 리후후·한국 스프링컴즈·슬로베니아 무빙아이 등 3개 지역에 걸쳐 4개의 개발 스튜디오를 품었다. 리후후의 경우 2017년 설립 이후 100종이 넘는 캐주얼 게임을 내놨으며, 대표작인 '매치 트리플'은 누적 다운로드 3000만건을 돌파할 정도로 흥행했다.
개발 비용↓ 흥행 확률 ↑
엔씨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이 기존 MMORPG 대작 등과 달리 적은 비용으로도 다양한 시나리오를 짧은 기간 안에 수행할 수 있어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먼저 연간 20개 이상의 콘셉트로 시장에 적합한 게임을 기획한 뒤 4~8주의 개발 작업을 거쳐 빠르게 피드백을 수용한다. 이후 유저와 함께 테스트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게임 구성 요소와 상품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리텐션(고객 유지율)을 확보한다. 직감이 아닌 데이터가 출시작을 결정하는 구조다.
아넬 체만 센터장은 "검증된 게임만 시장에 진입해 매출이 수년간 쌓인다. 이 모든 과정의 기초에는 데이터 엔진이 있다"고 자신했다. 박 공동대표 "엔씨의 검증된 데이터 분석 능력과 라이브 운영 역량에 실제 실행 경험을 갖춘 인재의 결합이 모바일 캐주얼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체 개발·퍼블리싱 신작도
또 엔씨는 '리니지' '아이온' '길드워2' '블레이드&소울' 등 레거시 IP의 가치를 강화한다. 운영 체계 고도화·서비스 지역 확장·스핀오프 신작 개발 등으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다진다.
신규 IP 발굴을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자체 개발력 강화와 퍼블리싱 사업 확장의 투 트랙 전략을 가동한다. MMORPG·슈팅·서브컬처·액션 RPG 등 다양한 장르에서 10종 이상, 퍼블리싱 타이틀 6종 이상의 신작 라인업을 이미 확보했다. 지난해부터는 게임성평가위원회·기술성평가위원회·진척도관리TF 등을 운영해 개발 기간을 관리하고 있다.
박 공동대표는 "앞서 발표한 신작들의 CBT(비공개 베타테스트)가 예정돼 있고, 곧 일본 서브컬처 게임사 인수도 완료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약했던 슈팅과 서브컬처 장르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클러스터를 완성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투자가 올해부터 성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외에도 엔씨는 시장과 유저의 신뢰를 회복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지난 2년간 과금 요소를 최소화하고 유저와의 소통 노력을 강화한 이유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회사 직원들에게 '당신의 월급을 주는 사람은 사장이 아닌 유저들'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유저들과 활발히 소통해서 신뢰를 얻고 차별화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임사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