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평가전 한국 대표팀과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의 경기. 6회말 한국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는 한국을 잘 모른다. 하지만 한국도 우릴 잘 모를 것."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 알버트 푸홀스 감독의 말이다. 하지만 간과한 것이 있다. 세계 최고의 무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의 데이터는 KBO리그 선수들보다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물론 '알고도 공략 못하는' 선수들이 메이저리거들이라지만, 일단 데이터 수집과 전력분석 측면에서는 한국이 더 수월하다.
이들을 직접 상대한 선수들도 있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MLB에서 활약한 투수 류현진과 현역 메이저리거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자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이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의 핵심 선수들과 맞붙은 경험이 있다. 그리고 이들은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을 상대로 좋은 기억이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전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류현진은 상대 강타자들과 수차례 상대했다.
후안 소토. Mandatory Credit: Sam Navarro-Imagn Images/연합뉴스
류현진은 '1조원의 사나이' 후안 소토(뉴욕 메츠·15년 7억6500만 달러·약 1조980억원)와 2019년 6타석을 상대했다. 5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는 같은 해 3타석을 만나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꽁꽁 묶었다.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도 2013년과 2019년에 3타석 씩 마주해 5타수 1안타 1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주니어 카미네로(탬파베이 레이스)와도 2023년 5타석을 상대해 4타수 1안타 1볼넷을 올렸다.
이들의 타격감은 현재 최고조다. 도미니카공화국 타자들이 조별리그(D조) 4경기에서 쏘아 올린 홈런은 13개로,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41점을 쏟아 부었다. 홈런과 득점 모두 1라운드 전체 20개 팀 중 압도적인 1위다. 특히 13홈런은 WBC 역대 1라운드 최다 홈런 신기록이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홈런 9타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홈런 7타점) 주니어 카미네로(2홈런 5타점) 오닐 크루즈, 후안 소토(이상 2홈런 4타점) 등 류현진이 상대했던 타자들이 중심이 되어 맹공을 퍼부었다.
류현진은 이들을 마지막으로 상대한지 최소 2년 반이 지났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구위는 이전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노련한 경험과 공의 예리함은 여전하다. 좋은 기억이 있는 도미니카공화국 타선을 상대로 다시 한번 관록투를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5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 크리스토퍼 산체스가 2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다. AP/연합뉴스
상대 선발은 특급 좌완 크리스토페르 산체스(필라델피아 필리스)이다. 1996년생인 왼손투수 산체스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MLB 통산 104경기에 출전한 선수로, 최고 158km/h의 공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다. 그는 지난 시즌 13승 5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하며 21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산체스 역시 푸홀스 감독과 마찬가지로, "난 한국 타자들을 상대해 본 적이 없다. 그들은 나를 잘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산체스가 기억을 못할 뿐, 그 역시 한국 선수와 악연이 있다. 메이저리거 이정후와 존스가 산체스를 효과적으로 공략한 바 있다. 이정후는 지난해 MLB에서 산체스에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존스는 2023년 산체스와의 2타석에서 무안타로 물러났으나 실력이 만개한 2025년엔 3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평가전 한국 대표팀과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경기. 4회초를 마친 한국 이정후와 저마이 존스가 대화를 나누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좋은 기억, 좋은 경험은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정후는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최고의 투수다. 나 역시 상대해봤지만 까다로운 선수"라면서도 "산체스를 상대해본 (대표팀 동료)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함께 그의 특징을 동료들에게 알려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4일 오전 7시 30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알버트 푸홀스 감독이 지휘하는 도미니카공화국과 WBC 8강 단판 승부를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