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넷플릭스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 그룹 방탄소년단이 돌아왔다. 그리고 그 복귀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더 솔직하게 대중에게 선보여졌다.
지난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은 정규 5집 ‘아리랑’을 둘러싼 제작기를 가감 없이 담아냈다. 그 안에는 우리가 무대 위에서 보던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방향을 잃고 흔들리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부딪히는 방탄소년단의 모습이 담겼다.
사진출처=넷플릭스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 ‘아리랑’이라는 앨범명은 지난 1월 공개 직후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민요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 전 멤버가 한국 국적이라는 이들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대중의 기대감은 커졌다. 그러나 기대는 곧 의문으로 바뀌었다. 공개된 트랙리스트 14곡 어디에서도 한글 제목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중은 “곡 제목에 한글이 없는데 왜 앨범명이 ‘아리랑’이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앨범이 공개된 이후, 이러한 간극은 또 다른 방식으로 메워졌다. 첫 번째 트랙 ‘바디 투 바디’에는 아리랑 선율이 직접적으로 샘플링됐고, 세 번째 트랙 ‘에일리언’ 가사에는 김구 선생의 이름이 등장한다. 여섯 번째 트랙 ‘넘버 29’에는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이 언급된다. 노골적이지 않지만 곳곳에 배치된 ‘한국적 코드’는 결과적으로 이 앨범이 지향하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는 평이다.
사진출처=넷플릭스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은 방탄소년단의 앨범 제작 과정을 더욱 입체적으로 비춘다. 멤버들은 “숲을 못 보고 도끼질을 하는 기분”이라고 털어놓으며 앨범의 방향성과 제작 과정에 대한 혼란을 드러낸다. “재미있게 음악하고 싶은데, 공장처럼 돌아간다”는 토로는 이들이 처한 부담감을 보여준다. 이에 한 멤버는 “‘방탄소년단도 갔네’라는 말보다 ‘역시 BTS는 다르다’는 평가를 들어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하며, 앨범 제작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다진다.
가장 첨예한 갈등은 ‘앨범의 언어’에서 드러난다. 영어 가사의 비중을 두고 멤버들과 소속사 빅히트 뮤직의 입장이 엇갈린다. “전반적으로 영어 가사가 너무 많다. 한국어로 가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멤버들의 의견과, “앨범이 글로벌하려면 (영어로) 해야 할 것 같다”는 회사의 판단이 맞선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야 하는 현실과, ‘어센틱함’을 지키고자 하는 멤버들의 고민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이다.
음악 선택에서도 마찬가지다. 타이틀곡 ‘스윔’을 두고 “처진다”는 평가와 “이런 시도도 가능하다”는 반응이 공존한다. 강렬한 퍼포먼스로 대표돼 온 방탄소년단의 이미지와 새로운 시도 사이에서의 줄다리기다. 이는 이들이 글로벌 영향력이 상당한, 지금의 위치에 올라섰기에 가능했던 선택이기도 하다.
사진출처=넷플릭스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 방탄소년단이 걸어온 길이 스스로의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해온 ‘주체성’에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충돌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고민들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된 것은 분명 위험을 동반한 선택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그 과정을 숨기지 않았고, 오히려 드러내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단순한 비하인드가 아니라, 방탄소년단이 여전히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하는 팀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글로벌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이 약 3년 9개월 만에 복귀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는 점에서, 멤버들뿐 아니라 하이브 역시 보다 명확한 방향성과 설득력을 갖춘 결과물을 제시했어야 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아리랑’이라는 상징적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그 의미를 보다 선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한 고민과 전체의 합의 또한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사진출처=넷플릭스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 그럼에도 불구하고 ‘BTS: 더 리턴’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지점은 멤버들이 수많은 토론과 논의에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의 여러 충돌을 거쳐 결국 하나의 결과물을 제한된 시간 안에 완성해냈다는 점이다. 이들이 제기한 다양한 질문과 고민은 결과적으로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의 정체성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결국 ‘아리랑’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치열한 고민과 충돌 끝에 만들어진 방탄소년단의 현재다. 30일 빌보드에 따르면 ‘아리랑’은 4월 4일자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2월 유닛 집계 도입 이후 그룹 앨범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간 성적이다.
이러한 결과는 3년 9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이 여전히 막대한 글로벌 영향력을 지닌 그룹임을 보여준다. 그 영향력의 크기만큼, 이제는 ‘글로벌’이라는 이름 아래 희석되는 것이 아닌, 보다 선명한 ‘방탄소년단’에 대한 고민과 해석이 뒤따라야 할 시점이다. 대한민국 한 국민으로서, 그들이 다음에 보여줄 ‘아리랑’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