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스피돔에서 특선급 선수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봄기운이 퍼지면서 경륜 경주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겨우내 실내훈련과 컨디션 조절에 집중하던 선수들이 최근 야외 훈련량을 늘리며 몸 상태가 올라오자, 자력 승부가 늘고 그중에서도 경륜 전법의 꽃이라 불리는 ‘젖히기’를 시도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륜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전법은 선행, 젖히기, 추입, 마크 등이 있다. 강자들이 선호하는 전법이 바로 젖히기다. 젖히기는 앞서 달리던 선수를 한 박자 빠른 타이밍으로 단숨에 넘어서는 공격적인 주법이다. 성공하면 가장 짜릿한 승부 장면을 만들어낸다. 팬들은 젖히기를 경륜의 백미로 꼽는다.
선행 전법이 긴 거리 동안 강한 체력을 요구하는 전법이라면, 젖히기는 마지막 바퀴 1∼3코너 구간에서 승부를 건다. 타이밍과 순간 가속력이 필요하지만, 선행보다는 승부 거리를 짧게 가져갈 수 있다. 한번 올라간 속도가 쉽게 줄지는 않아 버티기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과거에는 특선급이나 우수급 강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전법이었다. 최근에는 선수들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되면서 등급을 가리지 않고 타이밍이 나오면 과감하게 젖히기를 시도하는 모습이 늘고 있다.
최근 열린 부산광역시장배 특별경륜에서도 젖히기 전법의 위력이 입증됐다. 특선급은 정종진(20기·SS·김포), 우수급 박제원(30기·A1·충남 계룡)이 젖히기로 우승했다. 임대성(29기, A2, 충남 계룡).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강진남(18기, S2, 창원 상남).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광명스피돔 경주에서도 젖히기 승부가 잇따라 펼쳐졌다. 지난달 29일 광명 13회차 선발 4경주에서는 최근 부진했던 이한성(6기·B2·광주 개인)이 과감한 젖히기를 선보이며 우승 후보 이흥주(7기·B2·김해 장유)를 따돌렸다. 같은 날 우수급 10경주에서도 임대성(29기·A2·충남 계룡)이 양기원(20기· A1·전주)을 젖히기로 제압했다.
백미는 광명 15경주였다. 경기 후반까지 어려운 상황에 놓였던 강진남(18기·S2·창원 상남)이 반 바퀴를 남겨두고 한 번에 힘을 끌어올려 앞선을 젖히며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젖히기는 강자들에게는 우승을 위한 결정적인 무기가 되고, 인지도가 낮은 선수들에게는 반격의 기회를 제공하는 전략적 전법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젖히기는 위험성도 큰 ‘양날의 검’이다. 타이밍이 조금만 늦어도 앞선 선수들에게 막혀 착외로 밀리는 경우도 많다. 선수 간 자존심 대결이 치열해질수록 라인 전체가 무너지는 장면도 연출된다. 몸 상태가 좋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전법이 아니라는 점에서 고난도의 기술로 평가된다.
예상지 명품경륜의 이근우 수석은 “최근 젖히기로 두각을 보이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특히 금, 토 경주에서 젖히기를 과감하게 시도하는 선수는 몸 상태가 좋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젖히기를 시도했다면 이후 경주에서 상승세를 기대해 볼만한 선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