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 홈 개막전에 앞서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김범일 전 대구시장에게 감사패를 전했다. 라팍 개장 10주년 행사에서였다.
지난 1일 김범일 전 대구시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허구연 KBO 총재. 삼성 제공 광주(2014년)와 서울 고척(2015년)에 이어 대구(2016년) 창원(2019년)과 대전(2025년)에 신축 구장이 차례로 들어서면서 KBO리그는 더 없는 문화공간이 됐다. 허구연 총재가 은퇴 정치인을 잊지 않고 특별한 감사를 보낸 이유다.
야구 해설위원 시절부터 야구 인프라 개선을 강조했던 그는 2022년 KBO 수장에 오른 뒤 소프트웨어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2024년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면서 리그의 고질적인 고민이었던 공정성을 확보했다. 또한 지난해 실시한 피치클록은 경기에 속도감을 더해 젊은 팬을 끌어들였다.
개선된 하드웨어(신축 구장) 안에 알찬 콘텐츠를 채우고 있는 프로야구는 한국 스포츠에서 독보적이고, 매력 있는 브랜드가 됐다. 최근 몇 년간 회원사(10개) 경기수(팀당 144경기) 등 생산 요소는 달라지지 않았으나, KBO리그가 높은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을 받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만년 적자기업’이었던 야구단은 자립 가능한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KBO가 주도하는 통합 마케팅도 활황이다. 2018년부터 이어온 신한은행과의 타이틀 스폰서십 계약이 상징적이다. 지난해 말 KBO와 신한은행은 2037년까지 계약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연평균 115억원에 이르는 후원액은 기존 금액에서 44% 오른 것이다.
지난해 타이틀 스폰서십 연장 계약을 발표하고 기념 촬영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과 허구연 KBO 총재. 사진=KBO 제공 타이틀 스폰서 외에도 통합 라이선스 상품화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는 특정 기업과 구단이 함께하는 마케팅을 넘어 기업과 KBO가 협업하는 모델이다. 지난달 KBO가 삼천리자전거와 협업해 KBO리그 10개 구단의 정체성을 담은 어린이용 자전거를 출시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브로드 리치(Broad Reach) 마케팅 기법이다. 고객층 확대를 기대하는 기업으로서는 세대·지역·성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팬을 가진 프로야구가 최고의 파트너가 됐다. KBO의 마케팅 자회사 KBOP 관계자는 “2023년만 라이선스 마케팅 사례가 단 2개였다. 로열티 매출도 2억원 선이었다. 올해는 이미 20개 기업과 30억원 이상의 계약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통합 마케팅에서 발생한 수익은 참여 구단에 똑같은 액수로 분배한다. 중계권료 배분 방식과 같다. 빅마켓 팀은 손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KBO가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통합 마케팅 및 상품 사업에 대한 각 구단의 이해가 높아졌다. 팀별로 열심히 마케팅 활동을 하고, 이와 별개로 통합 마케팅이 활성화하면 전체 파이가 커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다양한 업계에서 최고 기업들이 협업을 요청하고 있다. KBO리그의 브랜드 가치를 올려준 구성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