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같은 체력, 정교한 기술만큼 강한 정신력이 돋보였다. 안세영(24·삼성생명)이 여제 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사진=대한배드민턴연맹 강철 같은 체력, 정교한 기술만큼 강한 정신력이 돋보였다. 안세영(24·삼성생명)이 여제 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단식 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12일 중국 닝보에서 열린 2026 아시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게임 스코어 2-0(21-12, 17-21, 21-18)로 꺾었다. 안세영은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에 이어 올 시즌 3승째를 거뒀다. 더불어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이어 아시아선수권까지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까지 달성했다. 부상으로 유독 인연이 없었던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마지막 퍼즐로 끼웠다.
안세영은 지난 시즌부터 '공격 배드민턴'을 강화했다. 하지만 왕즈이와의 바로 전 대결이었던 전영 오픈 결승전에서는 스매시와 클리어 정확도가 떨어지며 고전한 뒤 결국 0-2로 패했다.
안세영은 이전처럼 '수비 배드민턴'을 경기 전략으로 들고 나섰다. 스매시 타이밍에도 클리어를 엔드라인으로 보내며 왕즈이의 체력을 빼놨다. 실제로 왕즈이는 2게임 중반부터 벌겋게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3게임 막판 투지를 보여주며 동점을 만들기도 했지만, 안세영은 여유 있게 상대 추격을 따돌렸다.
안세영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2게임 초반 이후 내내 끌려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출혈이 생긴 상황에서도 안세영음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2게임 7-11에서 왕즈이의 대각선 스매시를 받아가 왼쪽 무릎이 코트에 쓸려 피가 났지만, 다시 재개된 경기에서 리턴 범실을 유도하며 오히려 더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13-16에서 실점한 뒤에는 지혈용 밴드를 풀어 버리며 터프한 모습도 보여줬다.
안세영이 감정을 드러낸 건 3게임 21번째 득점을 하며 우승을 확정한 순간뿐이었다. 특유의 '포효' 세리머니로 기쁨은 만끽했다. 안세영은 이날 이전부터 강점이었던 체력, 지난 전영 오픈과 비교해 한층 정교해진 기술 그리고 경기 양상과 상관없이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는 멘털을 모두 보여줬다. 경기 뒤 안세영은 "긴 경기였기 때문에 우승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많은 한국 팬들이 나를 응원해 주셔서 큰 힘이 됐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