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2차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 앞서 일본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류지현 감독과 라인업 교환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3.7 [연합뉴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야구대표팀을 이끈 이바타 히로카즈(51)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교토 통신을 비롯한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야구기구(NPB)는 지난 20일 이바타 감독의 퇴임을 정식 발표했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의 후임으로 2023년 10월 일본 야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이바타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오는 5월 31일까지였다. 형식상으로는 계약 만료지만, 사실상 성적 부진에 따른 자진 사퇴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후임은 미정. 이바타 감독은 지난달 15일 열린 2026 WBC 8강 베네수엘라전을 패한 뒤 "결과가 전부"라며 감독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이미 밝힌 상태였다.
일본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역대 네 번째 WBC 우승에 도전했지만, 사상 처음으로 4강 진출에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등 역대 최다인 8명의 현역 메이저리거를 앞세우고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바타 감독은 "대표팀을 통해 한 명의 야구인으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WBC에서 기대했던 결과를 내지 못해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싸워줬다"며 "승리를 안겨드리지 못한 것은 내 책임이다. 저는 사임하게 되지만 앞으로도 프리미어12, 올림픽, WBC 등 국제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사무라이 재팬이 일본 야구 발전을 위해 계속 도전해 나가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4차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2회초 무사 1루 한국 류지현 감독이 우중간 투런 홈런을 친 문보경을 가리키고 있다. 2026.3.9 [연합뉴스]
이바타 감독의 사퇴는 이번 WBC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을 이끈 류지현 감독의 거취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 한국을 17년 만에 WBC 8강에 올려놓은 류 감독은 오는 9월 개최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야구대표팀 감독 공모에 유일하게 지원, 선임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WBC 조별리그에서 일본과 대만에 연이어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국은 호주를 극적으로 꺾으며 8강행 티켓을 차지했다. 하지만 도미니카공화국에 7회 콜드게임(0-10)으로 패하며 대회를 허무하게 마무리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류지현 감독은 국가대표 운영 계획의 구체성과 경기 분석 능력, 선수단을 아우르는 통솔력 등 핵심 평가지표 전반에서 위원회의 긍정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KBSA는 향후 개최될 이사회를 통해 '류지현 감독 선임안'을 의결하고,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지도자 승인을 거쳐 AG 사령탑으로 공식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