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6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배경에는 슈퍼스타의 '응급실 투혼'이 있었다.
부산 KCC의 이상민 감독은 4월 3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끝난 안양 정관장과의 4강 플레이오프(PO, 5전 3승제) 4차전 홈 경기를 마친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PO는)정신력 싸움이라고 봤는데, 거기서 저희가 더 높았던 것 같다. 오늘 오전에 허훈이 복통으로 응급실에 다녀왔는데, 그러고도 뛰겠다고 했다. 선수들의 의지를 불러일으켜서 (승리) 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KCC는 이날 정관장을 84-67로 완파, 2023~2024시즌 우승 이후 2년 만에 챔프전에 진출했다. 정규리그 6위 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챔프전에 올랐다.
KCC는 허웅·허훈 형제를 비롯해 KCC는 비롯해 최준용과 송교창, 숀 롱 등 리그 최강의 라인업을 구성, '슈퍼팀'이라고 불린다. 이번에도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정규리그에서 선수들의 부상 탓에 전력을 풀가동하지 못해 6위에 그쳤다. 그러나 시즌 막판 조직력이 살아나 '봄 농구' 막차를 탔고, 6강 PO에서 원주 DB에 3연승으로 거둔 뒤 4강 PO에선 정규리그 2위 팀 정관장도 격파했다.
'슈퍼팀'의 반전을 이끈 건 '슈퍼스타' 허훈의 투혼이었다. 최악의 컨디션에서도 가드로서 팀을 이끌며 4차전 승리를 리드했다. 이상민 감독은 "오늘 져서 5차전으로 갔다면 힘들었을 텐데, 수비를 잘해주면서 공격도 원활하게 풀렸다. 선수들의 정신력이 발휘됐다. 큰 경기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이기는지 아는 선수들이 많아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상민 감독은 "챔프전에서는 실력만으로는 안 된다. 모두 하나 돼야 우승할 수 있다"면서 "팀이 6강보다 4강에서 더 단단해진 것 같아서 안심된다. 챔프전을 잘 준비해서 꼭 한번 우승하고 싶다. 감독으로 우승하고 은퇴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해왔는데,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5월 5일 시작될 7전 4승제 챔프전의 상대는 고양 소노다. 소노는 정규리그를 5위로 마친 뒤 6강 PO에서 서울 SK, 4강에선 정규리그 1위 팀 창원 LG를 모두 3연승으로 제압하고 챔프전에 선착했다.
이날 20점 9리바운드로 승리에 앞장선 포워드 최준용도 "우리는 당연히 잘해야 하는 팀인데, 이제야 꾸역꾸역 올라왔다. 새로운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부상 탓에 정규리그 22경기밖에 뛰지 못했던 최준용은 PO에선 모든 경기에 출전하며 평균 34분 넘게 소화하는 가운데 20.3점, 8.6리바운드로 맹활약하고 있다. 최준용은 "정규리그 때와 우리는 다른 팀이다. 부상 없이 상대와 똑같이 열심히 하면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김식 기자 seek@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