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가 피스마이너스원·대한축구협회와 협업한 ‘엑스 투: 코리아 x 피스마이너스원’ 컬렉션을 착용한 지드래곤의 화보 이미지. [사진 나이키] 나이키가 가장 잘하는 것을 이번에도 '완벽하게' 해냈다.
이 시대 가장 '힙'한 브랜드와 손잡고 트렌디한 감각과 화제성을 극대화했지만, 동시에 나이키만의 스포츠 정신과 축구를 거대한 문화로 연결하는 힘은 놓치지 않았다. 명불허전, 나이키다웠다.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최상층 스카이피크닉에서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대형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지드래곤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 대한축구협회(KFA)가 함께한 첫 협업 컬렉션 ‘X2: Korea x PEACEMINUSONE(엑스 투: 코리아 x 피스마이너스원·이하 X2 컬렉션)’이다.
도도하게 흐르는 한강,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선보인 X2 컬렉션은 나이키가 추진하는 글로벌 협업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각국 축구협회와 크리에이티브 파트너를 연결해 나이키가 축구의 본질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참여한 국가는 한국으로, 파트너는 글로벌 뮤지션 지드래곤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이었다. ‘ONE PULSE(원 펄스·하나의 울림)’. 태극전사들의 건승을 기원하는 삼각 협업이 빈틈없이 맞물렸다.
이날 행사장 곳곳에서는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나이키의 노력이 엿보였다. 옛 기와의 곡선에서 영감을 받은 공간 연출과 민화를 재해석한 오브제들은 어느 하나 쉽게 지나칠 수 없었다. 특히 석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에는 안팎의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승부의 길을 떠난 태극전사들을 향한 염원이 담겼다.
스카이피크닉 한편에는 역대 국가대표 선수들이 착용했던 유니폼이 전시돼 대한민국 축구의 뜨거운 역사를 되짚었다. 태극전사들이 나이키 저지를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 첫 글로벌 본선 무대였던 1998 프랑스 월드컵부터, 온 국민이 하나가 된 2002 한·일 월드컵까지 한국 축구가 쌓아온 시간과 기억을 다시 꺼냈다.
이번 행사의 핵심은 나이키와 피스마이너스원이 함께한 X2 컬렉션이었다. 어패럴 5종, 풋웨어 1종, 액세서리 1종으로 구성된 컬렉션 중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피엠오 x 나이키 클럽 베니스 톱’이었다.
깔끔한 화이트 셔츠에 단정하게 박힌 KFA 로고로 절제된 인상을 강조했다. 반전도 있었다. 셔츠 뒷면에는 피스마이너스원의 상징인 데이지 꽃에 태극기를 연상시키는 분홍·하늘색 자수, 나이키의 스우시가 함께 새겨졌다. 응원복을 넘어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스니커즈 ‘피엠오 x 나이키 크라이오샷 CTR 360’도 눈에 띄었다. 빈티지한 질감과 강렬한 붉은색 스우시가 시선을 끌었고, 투명한 아웃솔 안에 숨겨진 데이지 꽃이 컬렉션의 희소성을 더했다.
나이키 관계자는 “호랑이를 모티브로 한 대담한 디자인과 피스마이너스원의 디테일이 조화를 이뤄 경기장 안팎 어디서든 스타일리시하고 모던한 룩을 완성했다”며 “팬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자기표현과 참여의 가치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90분 간의 뜨거운 환호와 스포트라이트 그 너머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나이키는 이번 컬렉션과 함께 은퇴한 여성 스포츠인들이 모인 비영리 단체 ‘위밋업 스포츠’를 조명했다.
여성 스포츠인들은 프로 선수 은퇴 이후 전공을 살린 커리어를 이어가는 사례가 많지 않다. 나이키는 신체 활동 기반 교육이 건강한 공동체를 만든다는 철학 아래, 선수 출신 여성 코치들과 함께 여자아이와 청소년의 스포츠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63빌딩 옥상에서는 서울 목동 지역 여중·고등학생들이 함께 축구를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여의도 한복판 하늘 위에서 소녀들이 공을 차며 웃는 장면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면처럼 남았다. 스포츠를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회의 구조로 확장하려는 나이키의 의지가 읽혔다.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는 공이 공중에 떠 있는 순간, 권투 선수가 거리감을 느끼는 순간, 육상 선수가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 관중이 하나가 되어 일어서는 순간, 그 모든 순간에 스포츠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했다. 나이키가 스포츠를 바라보는 철학은 2026년 한국에서 선보인 X2 컬렉션에서도 온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지드래곤처럼 대형 스타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는 자칫 균형이 무너지기 쉬운데, 나이키는 피스마이너스원을 통해 화제성을 확보하면서도 브랜드 메시지를 놓치지 않았다”며 “축구를 경기장 안의 스포츠가 아닌 패션, 음악, 커뮤니티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한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