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로맨스 급등주가 또 있을까. 허남준이 ‘멋진 신세계’를 통해 제대로 날아올랐다. 장르물에 최적화된 다부진 마스크와 예리한 눈매에 맹목적인 사랑이 스치자, 여심도 응답하고 있다.
허남준이 출연하는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는 희대의 조선 악녀가 300년 후 현대의 무명 배우 신서리(임지연)로 눈뜬 뒤 악질 재벌 차세계(허남준)를 만나 벌어지는 일을 그린 로맨스 코미디물이다. 오는 20일 종영을 앞두고 자체 최고 시청률 10.5%(닐슨코리아 전국)를 기록했으며, 넷플릭스에선 공개 5주 차에도 39개국 10위권에 진입하며 글로벌 TV쇼(비영어) 2위를 수성했다.
이 같은 흥행 요인엔 살짝 비튼 남녀 로맨스 구도 클리셰가 손꼽힌다. 일견 ‘재벌 남주’나 ‘나쁜 남자’로 보이지만 사실은 사랑 앞에 호구가 된다는 차세계의 설정이 호평받는데, 그 매력을 허남준이 코믹하고도 절절하게 살려냈다는 평가다.
극중 그가 연기한 차세계는 위악을 두른 캐릭터다. 현세의 ‘갑질 재벌’도 300년 전 조선의 ‘도깨비 대군’도 자신의 불안정한 입지를 감추기 위한 가면이다. 그러나 조선에서 날아온 강단심이 깃든 신서리를 만나 휘둘리고, 솔직해지며 가장 여린 속내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허남준의 대표작 ‘유어 아너’ 등 기존 필모그래피에 기댄 듯한 이미지로 출발했지만, 그위에 로맨스가 쌓이면서 멜로 자질이 드러났다. 임지연과의 리듬감 좋은 티키타카도 호평 포인트지만 그의 눈빛이 가장 돋보였다. 치켜뜨며 삼백안을 만들 땐 단숨에 긴장감을 주는 허남준의 눈매가 꿀 떨어지게 바뀌는 건 확실한 ‘발견’이었다.
지상파 드라마 시청자에겐 낯설었듯 허남준은 ‘멋진 신세계’를 통해 사실상 첫 로맨스 메인 남주를 맡았다. 앞서 그는 넷플릭스 ‘스위트홈’ 시즌2, 3 등 주로 장르물서 활약했고, 두 여성의 흠모를 받았던 전작 ‘백번의 추억’을 통해 그의 매력을 알아본 팬도 있겠지만 서사 분량상 아쉬움이 있었다.
‘멋진 신세계’의 한태섭 감독은 허남준의 ‘옴므파탈’적 매력에 차세계 역에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로코 맛을 살린 코믹 재능은 촬영하며 알게 됐다고 하니 그야말로 ‘저점매수’에 성공한 셈이다. 8회의 “빌어먹을 세상 따위 개나 줘버리고 나랑 두근두근하자. 너도 내가 유일해라” 같은 대사를 낯간지럽지 않되 가볍지 않은 질감으로 처리하는 배우는 확실히 보물이다.
허남준의 화제성도 나날이 치솟고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분석한 6월 드라마 배우 브랜드평판(5월 16일~6월 16일)에 따르면 허남준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같은 작품 임지연은 물론, 쟁쟁한 경쟁작 주연 배우를 모두 제쳤다.
넓어진 팬층과 작품 러브콜로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단 전언이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멋진 신세계’ 이후 기존 1020 팬뿐아니라 60대 중장년, 글로벌 각국에서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제안받은 대본의 장르 스펙트럼도 멜로와 사극 등 다양해져 그의 다음 행보를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
허남준의 급부상에 쾌재를 부르는 건 현재 촬영 중인 tvN 드라마 ‘고래별’이다. ‘멋진 신세계’를 통해 증명해 낸 지금, 그의 차기작에 기대감이 고조 되고 있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