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가요계에 따르면 옥희는 지난 20일 오후 8시 40분께 경기도 수원의 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신장암 투병 끝에 눈을 감았다.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난 옥희는 예술인 집안에서 성장했다. 한국전쟁 당시 악극단에서 활동하던 부모 아래에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무대와 가까운 환경을 접했고, 배화여중 재학 시절 가수 현미와의 인연을 계기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미8군쇼 관련 오디션을 통해 본격적으로 가수의 길에 들어섰다.
1968년 5인조 걸그룹 서울시스터즈의 리더로 데뷔한 그는 홍콩과 중동, 미국, 캐나다 등 세계 각지를 돌며 공연을 펼쳤다. ‘K팝’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 해외 무대를 누빈 선구자로 평가된다.
귀국 후 솔로 가수로 전향한 옥희는 1970년대 전성기를 맞았다. 1974년 발표한 ‘나는 몰라요’로 MBC ‘10대 가수상’을 수상하며 스타 반열에 올랐고, ‘눈으로만 말해요’, ‘어디에 있을 것 같아’, ‘아 그날이’, ‘이웃사촌’, ‘두 손을 잡아요’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당대를 대표하는 여성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삶은 음악뿐 아니라 전 복싱 세계 챔피언 홍수환과의 영화 같은 인연으로도 기억된다. 1970년대 후반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딸을 얻었지만 한 차례 이별을 겪었고, 이후 약 16년 만인 1995년 재결합해 다시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후 찬양 앨범을 함께 발표하고 자선 무대에 오르는 등 변함없는 애정을 이어왔으며,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사진제공=KBS
특히 홍수환은 투병 기간 내내 곁을 지키며 마지막까지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옥희는 2000년대 이후에도 ‘소설 같은 사랑’, ‘돈 때문에’, ‘인생 열차’ 등 신곡을 발표하며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2024년 발표한 ‘고마운 사랑’은 생전 마지막 곡으로 남게 됐다.
지난해 신장암 진단을 받은 그는 투병 중에도 무대를 향한 열정을 놓지 않았고, 올해 3월 KBS1 ‘가요무대’에 출연해 ‘정열의 꽃’을 열창하며 마지막까지 가수로서의 삶을 이어갔다.
비보가 전해지자 누리꾼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노래 맘껏 부르시길”, “이렇게 빨리 가실 줄 진정 몰랐다” 등이라며 고인을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