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2.목동=양광삼 기자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삼성 라이온즈> 삼성 최형우가 12일 목동야구장에서 진행된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전에서 8회말 포수 마스크를 쓰고 포수로 활약한 후 더그아웃으로 걸어 가고 있다. IS포토
43세 베테랑 외야수 최형우가 무려 12년 만에 포수 마스크를 쓸 뻔했다.
최형우는 지난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9회 초 포수 장승현 대신 대타 출전, 안타로 출루했다.
하지만 삼성 더그아웃은 최형우의 대주자를 쓰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벤치에 남아있는 포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날 선발 출전한 강민호에 이어 김도환, 장승현 등 3명의 포수가 있었지만 최형우의 투입에 앞서 모두 출전시켰다.
동점 혹은 역전이 돼도 9회 말 수비 이닝이 남아있던 상황. 그럼 포수 마스크는 누가 쓸 예정이었을까.
이튿날(24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박진만 감독은 전날 상황을 돌아보며 "9회에 최형우가 포수로 나설 예정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예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고, 이런 상황이 오면 포수로 투입할 수 있다는 걸 선수도 알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의 말대로 최형우의 포수 준비는 이날이 처음이 아니었다. 삼성은 지난 6월 3일 대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도 포수 자원을 모두 소진하면서 최형우의 포수 대수비 출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박 감독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형우도 (팀을 위해 포수를) 하겠다고 했고, 동점이 된다면 그대로 실행에 옮길 생각이었다.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승부수였다"라고 돌아봤다.
만약 23일 잠실 LG전에서 최형우가 포수 마스크를 썼다면, 2014년 6월 12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 대수비 출전 이후 약 12년 만에, 정확히는 4394일 만에 최형우가 안방에 앉는 진풍경이 펼쳐질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이 9회 초 1사 만루 동점 기회를 놓치면서 삼성의 야심찬 계획은 무산됐다.
최형우는 원래 포수 출신이다. 2002년 포수로 삼성에 입단했다. 박 감독은 "내가 (삼성에서) 선수로 뛸 때 포수를 보고 있던 선수다"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다만 최형우는 2005년 방출 뒤 입대한 경찰 야구단에서 외야수로 전향해 외야수로서 화려하게 만개했다. 아주 가끔 팀 사정에 따라 포수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최근 10년간은 포수로 출전한 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