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_(몬테레이=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다. 2026.6.25 hama@yna.co.kr
'사필귀정(事必歸正).'
결국 처음부터 잘못 끼운 단추는 끝내 바로잡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남아프리카공화국전 패배로 1승 2패, 조 3위에 머문 한국은 와일드카드 희망을 걸고 다른 조 결과를 기다렸다. 경쟁국들이 잇따라 승점을 쌓으면서 끝내 32강 티켓을 놓쳤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체코를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멕시코와 남아공에 연이어 무너지며 스스로 운명을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남아공전 0-1 패배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였다. 비기기만 해도 자력 진출이 가능했던 상황에서 승점 확보에 실패했고, 이후에는 다른 팀들의 결과에 운명을 맡겨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결국 마지막까지 이어진 경우의 수 싸움에서도 한국은 웃지 못했다. 남의 손에 운명을 맡기는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무거운 분위기의 한국 대표팀
탈락의 원인은 분명하다. 리더십의 부재였다. 홍명보 감독은 선임의 정당성부터 흔들렸다. 팬들의 관심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전술도 없었다.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갑자기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그 스리백마저도 본선 3경기에서 모두 실점을 허용했다. 대회 내내 변화는 없었다. 위기에 있을 때도 그저 하던대로 할 뿐이었다. 상대 감독들이 쉽게 공략할 수 있는 '뻔한 팀'이었다.
경기마다 반복된 선수 기용과 교체 타이밍 역시 의문을 남겼다. 대회가 진행될수록 팀의 경기력이 나아지기보다는 오히려 경쟁력을 잃어갔다는 점에서 감독의 책임론은 피하기 어렵다.
결국 이번 탈락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감독 선임 과정의 잡음,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불안정한 운영, 대회 중 반복된 전술적 한계가 하나둘 쌓여 결국 가장 큰 무대에서 폭발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결과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졌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되며 조 3위에도 기회가 주어진 첫 월드컵. 그 어느 때보다 문턱은 낮아졌지만 한국은 그 기회조차 살리지 못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당연하게 여기던 한국 축구는 이제 '32강도 오르지 못하는 팀'이라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이번 탈락은 단순한 성적 실패를 넘어 한국 축구 시스템 전반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경고장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