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마치 감독이 캐나다의 사상 첫 월드컵 16강행을 이끈 뒤 선수단을 향한 연설이 공개돼 화제다.
29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BBC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꺾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쓴 캐나다 대표팀과 마치 감독의 스토리를 조명했다.
이날 캐나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32강전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스테픈 유스타키오(LAFC)의 선제 결승 골에 힘입어 남아공을 1-0으로 제압했다.
개최국 캐나다의 특별한 월드컵 여정이 이어진다. 캐나다는 이번 대회 전까지 월드컵 본선서 6전 6패에 그쳤다. 같은 개최국인 미국, 멕시코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져 ‘잊혀진 개최국’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조별리그 1차전인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서 1-1로 비기며 역사상 첫 월드컵 승점을 챙기더니, 카타르전서 6-0으로 크게 이기며 값진 1승을 신고했다. 스위스와 3차전에선 1-2로 졌지만, 32강행에는 문제가 없었다. 사상 첫 월드컵 토너먼트에선 남아공마저 돌려세우며 최고 성적을 이어간다.
BBC가 주목한 건 남아공전 승리 뒤 마치 감독의 발언이다. 매체에 따르면 마치 감독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코치진과 선수단을 그라운드 가운데 모아놓고 “당신들이 바로 캐나다의 영웅들”이라며 “여러분 덕분에 이 나라의 축구 미래는 밝아졌다”고 발언했다.
이어 BBC는 “2년 전 지휘봉을 잡은 마치 감독 체제에서 캐나다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대회 32강전을 밴쿠버가 아닌 로스앤젤레스에서 치러야 했지만, 원정석을 가득 채운 수많은 캐나다 팬들의 함성 속에 보란 듯이 16강 진출을 이뤄냈다”고 조명했다.
기적적인 행보에 캐나다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주장 알폰소 데이비스(바이에른 뮌헨)는 “축구장에 그렇게 많은 캐나다 팬이 모인 것은 처음 본다. 너무 초현실적이라 눈물이 났다”라고 고백했다. 한 현지 팬 역시 BBC를 통해 “이제 캐나다에서도 사커가 아닌 ‘풋볼’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캐나다가 축구 국가가 돼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제 캐나다는 16강에서 네덜란드 또는 모로코라는 거대한 벽과 마주하게 됐다. 마치 감독은 “이번 대회 목표는 국민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을 넘어 세계적인 거인들과 맞붙는 자리까지 올라가는 것이었다”면서 “이제부터는 잃을 것 없는 승부다. 승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며 더 큰 이변을 예고했다.
한편 마치 감독은 과거 한국 대표팀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홍명보 감독과 함께 이번 월드컵에 도전했으나,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픔을 맛봤다. 홍 감독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29일 사퇴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