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의 새 예능이자 ‘콩콩’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 tvN ‘콩콩팜팜’이 시작됐다. 이번 무대는 제주 젖소 목장이다. 시도 때도 없이 우는 젖소들과 화면 밖까지 전해지는 우분 냄새 때문에 편안한 ‘밥친구’가 되긴 힘들지만, 그래도 역시 ‘나영석 PD’ 표 예능은 예능이다. 보장된 출연진의 케미와 잔잔한 편집 방식이 ‘콩콩’ 시리즈만의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으며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19일 첫 방송한 ‘콩콩팜팜’(‘콩 심은 데 콩 나는 가고팜 하고팜 동물농장’)은 원년 멤버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가 제주도 목장에서 축산 실무를 배우며 자급자족하는 동물농장 팜스테이를 담았다. 이는 밭농사 도전기 ‘콩콩팥팥’(2023), 식당 영업을 담은 ‘콩콩밥밥’(2025), 멕시코 자유여행 ‘콩콩팡팡’(2025)을 잇는 최신작이다. 1회 시청률 3.0%(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2회 2.9%로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최근 급변하는 방송가 생태계와 트렌드를 감안하면 선방이라는 분석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나영석 PD의 예능은 역류하는 경향이 있다”며 “‘채널십오야’도 숏폼이 판치는 유튜브에서 롱폼으로 성공했고, ‘꽃청춘’ 시리즈는 과거 ‘1박 2일’을 떠오르게 한다. ‘콩콩’ 시리즈 역시 예능의 틀을 갖고 있지만 제작진의 개입과 편집을 최소화해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소 정적인 포맷 탓에 지루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오히려 이러한 클래식한 제작 방식이 날것의 매력을 그리워하던 시청자들의 니즈를 관통했다. 자극적인 콘텐츠 홍수 속에서 이같은 뚝심이 신선하게 작용하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tvN ‘콩콩팜팜’ 캡처
‘콩콩’ 시리즈는 나영석 PD의 히트작(‘삼시세끼’ ‘신서유기’ ‘지구오락실’) 사이에서 제작진의 개입이 가장 적은 예능이다. ‘신서유기’나 ‘지구오락실’은 퀴즈를 틀리면 밥을 뺏는 등 제작진과의 밀당이 핵심이고, ‘삼시세끼’는 가마솥과 제한된 식재료라는 명확한 규칙을 준다. 반면 ‘콩콩’ 시리즈는 “스스로 알아서 하라”며 카메라만 켜두는 방식을 취한다.
실제로 ‘콩콩팜팜’에선 제작진보다는 목장 대표 및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장면이 주를 이루며, 축사에서 우분을 치우다 사소한 일로 투닥거리거나 방목장에서 육성우들이 탈출하는 돌발 상황까지 유쾌하고 리얼하게 펼쳐진다. 이번 시즌 인턴으로 합류한 문상훈이나 목장 관계자들과 내기를 걸고 윷놀이하는 모습처럼 출연진 스스로 현장 상황에 맞춰 콘텐츠를 채워 나간다.
하지만 포맷이 익숙해지다 보니 예능적 분량을 뽑아내는 책임이 지나치게 이광수에게 쏠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제작진의 개입이 적은 탓에 멤버들이 쉬거나 지루해하는 타이밍이 필터링 없이 노출되어, 자극적인 재미나 스피디한 전개를 선호하는 시청자층에게는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럼에도 ‘콩콩팜팜’은 공간과 동물의 변화를 통해 이러한 단조로움을 극복하려는 모양새다.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젖소 목장과 말 농장 두 곳의 기술 연수 협약을 맺고 촬영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현재 방영 중인 젖소 마스터 단계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제주마들을 돌보고 마사를 관리하는 에피소드로 이어질 예정이다. 자극적인 연출 없이도 인물과 새로운 환경의 힘으로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콩콩팜팜’이 또 어떤 무해한 웃음을 만들어낼지 주목되는 가운데, 나 PD 표 세계관 확장은 계속된다. ‘뿅뿅 지구오락실’ 시즌3 포스터 / 사진=tvN 제공 코미디언 이은지, 오마이걸 미미, 래퍼 이영지, 아이브 안유진의 ‘뿅뿅 지구오락실’(이하 ‘지락실’) 스핀오프인 ‘우주떡집’도 대기 중이다. 지난 2월 tvN의 2026년 콘텐츠 라인업을 통해 공개된 ‘우주떡집’은 기존 ‘지락실’ 멤버들이 떡집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배경으로 또 다른 케미와 예능감을 선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부터 멤버들이 대형 마트에서 함께 장을 보는 목격담이 잇따라 올라오며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 tvN 측은 구체적인 방송 시기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통상적인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 및 편집 기간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중 시청자들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