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SSG의 개막 5선발 멤버였던 화이트(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건우, 최민준, 베니지아노, 타케다. SSG 제공
SSG 랜더스의 선발진 붕괴가 결국 역대급 불명예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7~9일)을 앞둔 SSG는 현재 KBO리그에서 규정이닝(85이닝) 선발 투수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팀 내 최다 이닝은 김건우와 외국인 투수 앤서니 베니지아노가 기록한 79와 3분의 2이닝이다.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도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103이닝)가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SSG만 홀로 규정이닝 선발이 없는 팀으로 남게 됐다.
문제는 후반기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김건우의 최근 페이스와 함께 이미 퇴출당한 베니지아노의 공백, 선발진 전체의 부진을 고려하면 시즌 최종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울 투수가 나오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단일 시즌 규정이닝 투수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팀은 지금까지 단 네 차례뿐이다. 2003년 롯데 자이언츠, 2011년 SK 와이번스, 그리고 2016년과 2017년 한화 이글스가 그 사례다. SSG가 끝내 규정이닝 투수를 배출하지 못하면 KBO 역대 다섯 번째 불명예 기록을 남기게 된다.
베니지아노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해치와 부상에서 회복한 김민준. 최근 두 선수가 SSG 선발진에 합류한 상태다. SSG 제공
선발진의 경쟁력 저하는 각종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SSG 선발진은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단 9차례 기록하는 데 그쳤다. 리그 평균인 28차례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 이 부문 1위 두산 베어스(39회)와는 무려 30회 차이가 난다.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도 20차례를 기록해 SSG보다 두 배 이상 많은 QS를 작성했다.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가 혼자서 QS 12회를 해냈다는 걸 고려하면 SSG 선발진의 집단 부진은 더 두드러진다.
토종 에이스 김광현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고, 공백을 메워야 할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은 미미하다. 큰 기대를 모았던 아시아쿼터 투수 타케다 쇼타는 평균 소화 이닝이 5이닝에도 미치지 못한다. 시즌 내내 이어진 선발 붕괴가 SSG를 역사적인 불명예의 문턱까지 몰아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