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팀 한남대(왼쪽) 선수들이 우승팀 울산대 선수들의 격려를 받으며 시상대로 가고 있다. 사진=IS 포토 지난 18일 강원 태백시 태백종합운동장에서 끝난 울산대와 한남대의 제62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태백산기 결승은 ‘명승부’ 그 자체였다. 현장에 있던 관중, 관계자들이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울산대가 연장 승부 끝에 한남대를 4-3으로 이기고 우승했다. 그러나 잘 싸운 한남대도 박수받았다.
올해 2월 제62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을 제패한 울산대는 멤버가 화려했다. 예선부터 4강까지 1경기를 제외하고 매번 3골 이상을 넣었다. 대학 최강팀 중 하나인 한남대는 박규선 감독의 게임 모델이 공고한 팀이다. 골키퍼의 부상으로 필드 플레이어가 대회 내내 골문을 지켰음에도 결승까지 오른 이유였다.
늘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한남대는 골문이 불안했지만, 초반부터 전방 압박으로 울산대를 눌러놨다. 골키퍼로 나선 미드필더 구유하가 중앙선 부근까지 올라와 빌드업을 이끌 정도였다. 그만큼 볼을 뺏기지 않으리란 자신감, 소유권을 내줘도 곧장 찾아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제골은 인내심 있게 경기를 풀어나간 울산대의 몫이었다. 전반 15분 미드필더 김승현의 중거리 슈팅이 상대 수비 맞고 굴절된 뒤 구유하의 손에 맞고 골대로 들어갔다. 이날 울산대는 거리가 있어도 적극적으로 슈팅을 노렸는데, 상대 골키퍼가 필드 플레이어란 점을 노린 것이었다.
한남대는 당황하지 않았다. ‘자기 축구’를 밀어붙였다. 전반 19분 결실을 봤다. 울산대 선수들이 모두 자기 진영에 있었는데, 한남대는 좁은 공간 틈 사이로 보낸 두 차례 전진 패스로 개인 능력이 빼어난 윙어 홍승연에게 볼을 연결했다. 홍승연은 페널티 박스 안 왼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완벽히 따돌리고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으로 슈팅을 꽂아 넣었다.
박규선 한남대 감독. 사진=대학축구연맹 전반 45분 코너킥 상황에서 터진 이태성의 헤더골도 확실한 전술의 결과였다. 한남대는 코너킥 때마다 골문 주변에 선수들을 대거 배치했고, 키커는 골대에 킥을 바싹 붙이며 울산대를 애먹게 했다.
전반 내내 밀렸던 울산대는 서효원 감독의 용병술로 분위기를 확 바꿨다. 서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윙어 김광원을 투입했고, 후반 13분에는 1m 93㎝의 장신 공격수 전민규를 넣었다. 최고의 선택이었다.
전민규는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9분 타점 높은 헤더로 골망을 흔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김광원은 연장 전반 6분 이서준의 컷백을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하며 치열했던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힘이 남아 있던 전민규와 김광원은 아슬아슬한 리드를 쥘 때도 전방과 측면에서 볼을 지키는 영리한 운영이 돋보였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두 팀의 경기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뒤집고, 뒤집히는 승부가 더 치열해 보였다.
울산대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는 모습. 사진=대학축구연맹 패장 박규선 감독은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이게 대학 축구다. 이렇게 해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모두가 승자였다. 우승팀 울산대도, 준우승팀 한남대도 시상대에 오르기 전 도열해 서로를 진심으로 축하했다. 두 팀 모두 상대 선수들에게 의례적인 인사가 아닌, 애정을 담아 “축하해”라고 말하며 서로를 인정했다. 후회 없는 명승부를 펼쳤기에 가능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