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흥행 독주를 시작한 가운데, 작품을 둘러싼 호불호와 해석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호프’는 개봉 첫 주말(7월 17일~19일) 사흘간 150만 4013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212만 9720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호프’는 개봉 5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최단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영화의 초기 흥행은 ‘나홍진 신작’에 대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호프’는 나 감독이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선보인 작품으로,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비무장지대 인근에 출현한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라는 독특한 SF 설정 역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이는 사전 예매로 이어졌다. 실제 ‘호프’는 개봉 하루 전 예매량 50만장을 돌파하며 흥행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베일을 벗은 후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CGV에그지수는 82%까지 떨어졌으며, “화장실 갔다 온 내 여정이 제일 재밌었다”, “꿈을 꾸는 줄 알고 볼을 꼬집었는데 영화를 보고 있었다” 등 혹평이 쏟아졌다. 반면 장르적 쾌감과 독창적인 연출 방식에 매료된 관객들은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액션과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호프’ 스틸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평단의 반응 역시 상반된다. 양경미 영화평론가는 “규모는 커졌지만 서사의 밀도와 감정적 몰입은 오히려 약해졌다”며 “한국영화의 산업적 규모와 장르적 외연을 확장했다는 성취는 분명하지만, 그 확장을 관객이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와 감정으로 완성하지 못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한계”라고 지적했다.
반면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질주하는 속도감과 특유의 유머를 끝까지 일관된 톤으로 밀고 나가며 ‘호프’만의 톤앤매너를 유지했다”고 평했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기존 한국 SF물과 달리 1970년대 말 비무장지대라는 현실적 배경으로 차별점을 뒀다”며 “설명이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각적 정보를 통해 서사를 완성하는 나 감독의 노련한 연출이 돋보였다”고 호평했다.
엇갈리는 평가만큼 작품 속 상징과 설정을 둘러싼 분석도 활발하다. 각종 영화 커뮤니티와 X, 유튜브 등에는 “‘호프’는 보이지 않는 칼리의 부활을 믿는 희망이다”, “외계인이 간첩이다”, “고성기는 강화인간이 된 지구인의 후손이다” 등 ‘호프’ 속 외계 생명체의 상징성, 캐릭터 간 관계, 지명과 이름에 담긴 의미를 분석하는 글이 확산 중이다.
허 평론가는 “나홍진 감독의 전작 ‘곡성’이 다양한 해석을 낳았던 만큼 관객들이 이번 작품에서도 상징과 설정을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호프’는 ‘곡성’과는 다른 작품으로, 추격전이 주는 장르적 쾌감에 보다 집중한 영화”라면서도 “다양한 해석과 호불호 반응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영화의 화제성을 입증하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