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만능 야수 고승민. 올 시즌도 주 포지션 외 자리까지 맡아 높은 팀 기여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24)은 지난 시즌(2025) 총 3개 포지션을 소화했다. 메인 2루수는 449⅓이닝, 1루수는 299이닝 그리고 외야수로 175⅔이닝.
고승민은 내·외야를 모두 맡을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이자, 타선에서 빠질 수 없는 선수였다. 1루수 나승엽, 우익수 윤동희가 부상이나 부진으로 이탈하면 그가 자리를 대신 메웠다. 한태양·이호준 등 막 경쟁력을 증명한 기존 백업 내야수들이 원래 고승민의 주 포지션인 2루수를 맡을 수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공격과 수비력 밸런스를 고려해 고승민을 '만능키'로 쓸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고승민은 7월 들어 1루수로 나서거나, 후반 진입 뒤 1루수로 자리를 이동하는 경기가 많았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기존 자리 주인들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21일 부산 SSG 랜더스전도 그랬다. 1루수 나승엽이 전반기 내내 포구와 토스에서 정밀하지 못한 수비를 한 탓에 1점을 막고 내는 게 중요한 경기 후반에는 고승민이 2루에서 1루로 이동해 수비했다.
과거 1루 수비는 타격 능력이 좋은 타자들이 부담을 덜기 위해 맡았다. 하지만 리그에 강한 좌타자가 많아져 오른쪽 강타구가 많아진 뒤에는 3루보다 더 어려운 수비로 여겨지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팀 주전 1루수 나승엽이 오른쪽 타구를 처리하며 한 템포 늦게 공을 향해 쇄도하거나, 오히려 뒤로 물러나서는 습관이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결국 타격 능력을 활용해야 하는 초중반에는 나승엽을 쓰고, 실책이 나오면 안 되는 후반에는 고승민을 내세우는 패턴을 만들었다.
고승민이 내·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해 준 덕분에 김태형 감독도 선수 기용 폭을 넓힐 수 있었다. 고승민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면서도 2할 7~8푼 타율, 3할 대 초반 출루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롯데 야수진의 '마당쇠' 역할을 하고 있다. 비록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불법 오락실에 출입하고 출장정지 징계를 받아 '흑역사'를 남겼지만, 그가 롯데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