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와 뉴진스 전 멤버 다니엘 측이 전속계약 이행 중단에 따른 손해액 산정 기준을 두고 맞섰다. 어도어 측은 뉴진스가 활동을 이어갔다면 발생했을 매출을 기존 성과를 토대로 추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다니엘 측은 감정 대상 기간에 민희진 전 대표가 프로듀싱하지 않았다는 사정과 당시 매니지먼트 환경을 반영해야 한다고 맞섰다.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어도어가 다니엘과 그의 가족, 민희진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4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감정인이 출석해 원고 측이 신청한 감정의 범위와 전제 조건 등에 관한 신문이 진행됐다. 먼저 어도어 측은 뉴진스가 전속계약에 따른 활동을 계속했다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별 매출액을 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니엘 측은 “과거 민희진 전 대표가 있을 때를 기준으로 매출액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한지 고려해 달라”며 “민 전 대표가 프로듀서에서 물러난 뒤 새로운 프로듀서가 선임되지 않았고, 해당 기간에는 매출이 나오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아티스트의 인기뿐 아니라 프로듀싱과 디렉팅, 소속사의 지원 등 정성적 요소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라며 “민 전 대표와 함께 일했던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는 등 이전과 전제가 달라진 상황을 감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감정의 전제가 정확하지 않으면 결과의 타당성에도 의문이 생길 수 있다”며 “어떤 자료와 기준을 토대로 결과를 산출했는지 구체적인 근거와 과정까지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멤버마다 매력과 팬덤 규모가 다른 만큼 향후 매출을 어떤 방식으로 추정할지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어도어 측은 “이번 감정은 뉴진스 다섯 명이 계속 활동했을 경우 발생했을 매출액을 추정하는 것”이라며 “인기를 얻은 주체는 프로듀서가 아니라 아티스트”라고 주장했다.
어도어 측은 프로듀서의 역량이 향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일부 반영할 수 있지만 이를 이유로 뉴진스의 과거 성과 자체를 추정 매출의 기준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2022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의 활동 추세를 보면 뉴진스는 약 2년간 높은 인지도와 성과를 쌓았고, 계속 같은 활동을 이어갈 역량이 있었다”며 “민 전 대표가 성과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하더라도 그 역량은 이미 어도어와 뉴진스에 축적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니엘 측이 어도어와 뉴진스 사이의 신뢰관계가 이미 파탄된 상태였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내용이므로 이번 감정의 고려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또 “아티스트와 회사의 지원, 스태프가 있는 상황에서는 프로듀서를 시스템 안에서 활용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외부 인력을 기용할 수도 있다”며 “새 프로듀서를 정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매출 산정의 주요 고려 요소로 삼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어도어 측은 이번 감정이 뉴진스 멤버 5명의 활동 중단으로 어도어에 발생한 전체 손해를 먼저 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다니엘에게 책임을 물을 손해액은 추후 따로 판단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어도어 측은 뉴진스가 기존 성과를 바탕으로 활동을 이어갔을 경우의 매출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니엘 측은 감정 대상 기간에 민 전 대표가 프로듀싱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반영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며 양측에 관련 의견을 서면으로 정리해 제출하라고 했다.
이어 “조건 설정이 문제”라며 양측과 감정인이 제시하는 조건과 결론이 도출되는 과정을 세밀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프로듀싱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산정하기 어려운 만큼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방안도 거론했다.
감정인은 양측이 서로 다른 전제를 제시하고 있어 하나의 조건을 먼저 정해야 감정을 진행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감정인은 “뉴진스의 과거 매출과 활동 실적을 비롯해 비교 가능한 관련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면 이를 근거로 추정 매출을 산정하고, 그 근거도 함께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이 제시한 여러 경우를 각각 산정한 뒤 이를 섞어 하나의 결과를 내는 방식은 어렵다며 우선 어도어가 신청한 감정 사항을 기준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인 9월 10일까지 1차 감정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감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기한 내 감정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부족한 자료와 기간 연장이 필요한 이유를 밝히도록 했다. 이후 변론기일은 10월 22일 오후 3시 30분에 열린다.
앞서 어도어는 다니엘과 가족, 민희진 전 대표 등을 상대로 전속계약 위반 등을 이유로 약 330억 90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430억 9000만여 원이었던 청구 금액은 이후 330억 9000만여 원으로 조정됐다.
지난 3차 변론기일에서 어도어 측은 다니엘의 음원 녹음과 화보 촬영 등 독자 활동, 뉴진스 멤버들이 설립한 조합 등을 전속계약 위반의 근거로 제시했다. 다니엘 측은 어도어가 멤버들에게 공통으로 해당하는 사안을 다니엘 개인의 중대한 위반처럼 확대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유화연 인턴기자 ohway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