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유격수 박찬호(31)는 올 시즌 개인 성적에 아쉬움이 많다. 수비는 기대대로 하지만, 타격이 잘 풀리지 않는다며 자책하고 있다.
2014년 KIA 타이거즈에서 데뷔한 박찬호는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80억원을 받고 두산으로 이적했다. 이 계약은 LG 트윈스 오지환(4년 총 124억원)에 이은 KBO리그 유격수 몸값 역대 2위에 해당한다. 두산 유격수 박찬호. 사진=구단 제공 '두린이(두산+어린이 팬)' 출신인 박찬호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신나게 뛰어다녔다. 올 시즌 10개 구단 유격수 가운데 가장 많은 836과 3분의 2이닝을 수비했다. 실책 12개로 수비율(0.968)이 좋은 편이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내야 안정화를 이끈 박찬호에 대해 "투수의 어깨를 정말 가볍게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만족하지 않는다. 4일 기준으로 올 시즌 100경기에 출장한 그는 타율 0.281 5홈런 38타점 24도루를 기록 중이다. 지난 4시즌 평균 타율(0.291)에서 크게 떨어진 건 아니다. 다만 득점권 타율(0.285)이 높지 않다. 박찬호가 2일 잠실 LG전에서 안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박찬호는 "그동안 팀에 못 해준 게 너무 마음에 걸린다. 중요한 순간에 (안타를) 못 치면 미쳐버릴 거 같다"라며 "어떤 공도 칠 수 있을 것 같을 때는 타점 기회가 안 온다. 반대로 어떤 공도 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는 (득점권) 찬스가 자주 걸리더라. 야구는 나쁜 놈 같다"고 아쉬워했다.
대신 박찬호는 리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후배들이 경기 수훈 선수로 맨 앞에서 물세례를 퍼붓는다. 그는 "단상 인터뷰를 처음 하는 선수들은 꼭 챙긴다"며 "힘든 시기를 견뎌온 만큼 더 축하하고 싶어서다. 후배들을 보면 정말 예쁘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두산 오명진, 박지훈, 박찬호. 사진=구단 제공박찬호(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 31일 잠실 LG전 승리 후 김대한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시즌 초 두산은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 양의지의 타격 슬럼프 등으로 어렵게 출발했다. 그러나 쉽게 꺾이지 않고 중위권에서 버티더니 4일 기준으로 '잠실 라이벌' LG를 1.5경기 차로 추격하는 4위를 달리고 있다. 박찬호가 이끄는 내야진의 안정이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박찬호는 "난 (LG와 순위 싸움을) 의식한다. 팀 성적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순위 싸움이 치열한 이 시기에 잠드는 게 힘들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후배들에게 '이제 한 경기 싸움'이라고 강조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