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에이스 곽빈(27)이 '폭염 브레이크(휴식기)' 이후 KBO리그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1위에 등극했다. 이로써 그는 투수 3관왕(다승, 탈삼진, ERA) 트랙을 타기 시작했다.
11일 한화전에서 시즌 10승 요건을 갖추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곽빈. 두산 제공11일 한화전에서 역투하는 곽빈. 두산 제공 곽빈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6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시속 157㎞의 강속구를 뿜어내며 삼진을 10개나 잡아내며 이 부문 단독 1위(148개)를 지켰다.
또 곽빈은 ERA 2.53을 기록, 팀 동료 최민석(2.64)을 제치고 이 부문에서도 1위에 올랐다.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투구를 마쳤기에 시즌 10승 달성이 유력해 보였다. 승리 투수가 되면 왕옌청(한화) 임찬규(LG 트윈스) 애덤 올러(KIA 타이거즈)와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오르는 거였다.
그러나 두산 불펜이 흔들렸다. 7회 초 등판한 김정우가 강백호에게, 김택연이 채은성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동점이 됐다. 곽빈이 물러난 뒤 약 5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두산은 7회 말 박준순의 3점포로 6-3 승리를 거뒀다.
시즌 10승은 투수에게 큰 성취감과 안정감을 준다. 현재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부문이기에 특히 아쉬울 터였다. 그러나 곽빈은 "10승이 무산에 대한 아쉬움은 정말, 전혀 없다. 늘 말하지만 내가 던진 날 팀이 이겨서 만족한다"며 "(김)정우와 (김)택연이가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너무 좋은 모습으로 뒤를 지켜줬다. 앞으로 더 잘 막아줄 거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곽빈은 개인 기록 욕심을 삼켰다. 그리고 46경기 등판 만에 시즌 첫 홈런을 허용한 김정우, 그리고 쑥스러운 구원승을 챙긴 김택연을 격려했다. 에이스답게 넉넉한 마음을 보여줬다.
지난 2일 권은비에게 시구 지도를 한 곽빈. 두산 제공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을 뿐, 곽빈은 이날 꽤 많은 소득을 얻었다. 두산의 4연승을 이끌며 중위권 경쟁(11일 기준 4위)의 주도권을 잡았다.
게다가 왕옌청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완승한 것도 의미가 컸다. 야구팬들은 이 경기를 '미리 보는 아시안게임(AG) 결승전'으로 불렀다. 2026시즌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인 곽빈은 와일드카드로 다음 달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AG 대표팀에 뽑혔다. 결승전 등 가장 중요한 경기에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프로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 AG에서 한국의 최대 라이벌은 대만이다. 대만은 한국에서 이미 10승을 거둔 왕옌청을 한국전에 내보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AG 전초전 같았던 이 경기에서 곽빈은 팀 득점 1위(581개)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두산 팬만이 아니라, 야구팬 모두의 심장을 '강타'한 패스트볼을 뿜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