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이 특별한 주말을 앞두고 있다. 선두싸움 중인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한국으로 이끈 소중한 친구와의 맞대결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페덱은 오는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와의 홈 경기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다. 3연전 중 첫 경기인 28일에 비 예보가 있지만, 박진만 삼성 감독은 "비가 와도 29일 선발은 페덱이다"라고 못을 박으며 사실상 출전이 확정적이다.
페덱은 "KT와 주말 시리즈가 정말 중요한 경기라는 걸 잘 안다"라며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선수들은 최고의 팀을 상대하거나 1위와 2위가 맞붙는 중요한 순간에 종종 스스로 압박감을 더하곤 한다. 다만 무언가를 너무 과하게 하려다 보면 오히려 마운드에서 불편한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과하게 의식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한 그는 "앞선 6번의 경기처럼 상대를 공격하고 상황을 통제하면서 미친 듯이 경쟁하겠다. 포수와 전력분석팀, 내 공을 믿으면서 대구 홈팬들 앞에서 엄청난 시리즈를 선보이고 싶다"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KT 로건-삼성 페덱. 잠실·대구=윤승재 기자
페덱에게 이번 28일 경기가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KT 투수 로건 앨런과의 선발 맞대결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지난 2019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가까워진 사이. 지난해 NC 다이노스에 이어 올해 KT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KBO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는 로건이, 삼성의 제의를 받은 페덱에게 한국행을 적극 추천한 사실도 알려졌다. '한국 음식이 정말 맛있고 사람들도 좋다. 특히 팬들에게 많은 응원을 받을 것'이라고 추천했다는 후문.
28일 비로 인해 로건의 등판 일정에 변동이 생기지만 않는다면 두 절친의 맞대결은 필연적이다. 이에 페덱은 "8~10년 정도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예전 팀 동료 로건도 토요일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오른손 투수(페덱) 대 왼손 투수(로건)의 맞대결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소셜 미디어(SNS) 메시지로 (선발 맞대결에 대한)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았다. 이렇게 큰 순간에 서로 경쟁할 수 있어 얼마나 흥분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페덱. 삼성 제공
로건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페덱에 대해 "텍사스 상남자"라고 말하면서도, "그의 복장에 실망했다"고도 말했다. 페덱은 자신의 선발 등판 출근길마다 카우보이 모자에 정장을 입고 경기장에 오는 루틴이 있는데, 이를 두고 로건이 "맞춰 입을 거면 '텍사스 부츠'도 신어야 하는데 일반 구두를 신어 실망했다"라고 핀잔을 줬다. 이에 페덱은 크게 웃으며 "내 정장 바지가 부츠에 맞게 재단이 되지 않았다. 부츠와 바지 사이에 큰 틈이 생기는 걸 원치 않아서 부츠를 안 신었다"며 "그래도 정장에 카우보이 모자를 쓴 내 스타일은 여전히 멋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화답했다.
한국시리즈(KS) 맞대결을 꿈꾸는 두 친구가 조금 일찍 만났다. 1위 싸움 분수령에서 만난 절친의 맞대결. 두 선수는 '봐주지 않겠다'라며 선전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