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용인]“퍼팅이 믿기지 않을 정도”…신다인 KG 레이디스 오픈 2연패! “오늘은 신들린 경기였다”
이건 기자
등록2026.08.30 16:59
수정
2026.08.30 17:03
신다인. KLPGA 제공
“약간 신들린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신다인(25·요진건설)이 ‘신데렐라’라는 꼬리표를 스스로 떼어냈다. 지난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던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1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라 대회 사상 최초의 2연패를 달성했다. 신다인은 “언제든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실력이 갖춰진 선수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신다인은 30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5회 KG 레이디스 오픈 4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친 신다인은 올 시즌 첫 승이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신다인. KLPGA 제공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신다인은 1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다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5회째를 맞은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는 신다인이 처음이다.
신다인은 경기 후 “대회를 하기 전부터 이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가 없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처음으로 성공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말했다.
대회 직전까지 상황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최근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자신감도 흔들렸다. 하지만 써닝포인트CC에 들어서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신다인은 “첫날과 둘째 날 플레이를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역시 써닝포인트는 나에게 기가 맞는 코스인가’라는 생각도 했다”며 웃었다.
최종 라운드는 그야말로 ‘신들린 경기’였다. 특히 중거리 퍼팅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무서운 기세로 타수를 줄였다.
신다인은 “오늘은 퍼팅 어드레스에 들어가면 ‘아, 들어가겠다’는 느낌이 왔다. ‘자신 있게, 짧지만 않게 치자’고 생각했는데 믿기지 않을 정도로 중거리 퍼팅이 잘됐다”며 “나도 깜짝 놀랐다”고 돌아봤다.
이어 “같이 경기한 유아현 선수도 감이 좋았다. 거의 치고받는 느낌으로 둘이 버디를 미친 듯이 했다”며 “거기에 꿀리지 않게 내 퍼팅도 계속 들어갔다. 아무도 말릴 수 없는 플레이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뒤에는 퍼터를 둘러싼 시행착오도 있었다. 10년 가까이 사용했던 핑 퍼터를 다른 브랜드 제품으로 바꿨다가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신다인은 “삼다수 대회가 끝난 뒤 퍼터를 교체했는데 생각보다 적응하기가 힘들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결국 BC카드 대회 2라운드부터 다시 익숙한 핑 퍼터를 잡았다.
그는 “다시 핑 퍼터로 돌아오면서 훨씬 감을 잡기가 편했다”며 “이번 대회 첫날에는 퍼팅이 잘되지 않았지만 둘째 날부터 ‘이 퍼터가 나에게 잘 맞는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최종 라운드가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초반부터 버디를 쏟아내던 신다인은 9번 홀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티샷이 나무를 맞고 화단까지 들어갔다.
신다인은 “‘진짜 9번 홀 티샷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하필 그 홀에서 미스가 났다”며 “‘우승을 쉽게 주시지는 않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위기에서 중심을 잡아준 건 캐디였다. 신다인은 “캐디 오빠가 ‘괜찮아. 네가 많이 벌어놨으니까 이 홀은 그냥 주고 다음 홀부터 다시 집중하자’고 해줬다”며 “덕분에 무너지지 않고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여유롭게 웃었지만 속으로는 긴장감과 싸우고 있었다.
신다인은 “중간중간 손이 떨릴 정도로 너무 긴장됐다. 다들 전혀 티가 안 났다고 하는데 퍼팅하려고 공을 놓을 때 손이 덜덜 떨렸다”며 “6월부터 함께한 캐디 오빠와 마음이 잘 맞고 멘탈적으로도 많이 의지한다. ‘오늘은 그냥 즐기면서 우리 것만 치자’고 해서 즐겁게 경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웃음도 많이 나왔다”고 했다.
신다인이 이번 우승을 더욱 특별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해 우승 이후 따라붙었던 ‘깜짝 우승’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그는 “작년 우승이 워낙 깜짝 우승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1승만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언제든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실력을 갖춘 선수’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에는 4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이라는 시련도 겪었다. 자신의 독특한 스윙을 좀 더 보편적인 형태로 바꾸려다 오히려 흔들렸다. 결국 자신의 스윙을 인정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신다인은 “작년에 개성 있는 스윙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보편적인 스윙을 해야 오래 꾸준히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 그런데 보편적으로 맞추려다가 실패해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의 스윙을 만들어주신 프로님께서 ‘네 스윙은 개성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봤을 때 충분히 보편적인 스윙이고 이런 종류의 스윙도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며 “그 이야기를 듣고 자신감을 얻었다. 확신을 갖고 공을 치다 보니 리듬과 타이밍에 더 신경을 쓰게 됐고 지난해보다 안정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력도 한 단계 올라섰다. 신다인은 지난해보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10~15m가량 늘었고, 100m 이내 웨지샷과 중거리 퍼팅 능력도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신다인이 30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제15회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 한 뒤, 부상인 KGM 액티언을 타고 시상식에 입장하고 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제15회 KG 레이디스 오픈은 30일까지 나흘간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며 올해 대회는 기존 3라운드 54홀 스트로크 플레이방식에서 KG 레이디스 오픈 사상 처음으로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확대 개최됐다.
우승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를 둘러싼 가족 이야기도 이어졌다. 지난해 우승 당시 받은 KGM 액티언을 아버지에게 선물했던 신다인은 올해 받은 새 차는 오빠에게 줄 생각이다.
신다인은 “오빠도 차가 없어 뚜벅이 생활을 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빠가 ‘차 타면 나 줄 거지?’라고 했는데 ‘생각해 볼게’라고 했다”며 “정말 차를 받게 됐으니 아마 오빠에게 선물할 것 같다”고 웃었다.
지난해 차를 선물받은 아버지의 생활도 달라졌다. 그는 “아빠가 너무 만족하고 계신다. 매주 창원에서 올라오시는데 300㎞씩 운전하시다 보니 벌써 차를 많이 타셨다”며 “예전에는 퇴근하면 항상 회사 밥을 드셨는데 차가 생긴 뒤 외식도 자주 하신다. 그래서 요즘 용돈도 좀 두둑하게 보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팬들에게도 우승의 공을 돌렸다. 신다인은 “지난해에도 응원해 주신 분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팬클럽 분들도 오시고 더 많은 분이 응원해 주셨다”며 “그분들의 응원과 기도가 하늘에 닿아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이번 우승은 나 혼자만의 우승이 아니라 많은 분의 응원과 기도 덕분에 할 수 있었다”고 감사해했다.
이제 신다인의 시선은 세 번째 우승으로 향한다. 첫 번째 목표는 상금랭킹 15위 이내에 들어 BMW 대회 출전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올 시즌 한 차례 더 정상에 서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신다인은 “시즌 초반 4연속 컷 탈락으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자신감과 경기력을 찾으면서 ‘증명의 길’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었다”며 “남은 시즌에는 상금랭킹 15위 안에 들어 BMW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이어서 우승까지 도전하고 싶다. 통산 3승, 시즌 2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