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투구 내용에 부침을 보이고 있는 오른손 투수 이로운. 현재 2군에서 선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SSG 제공
SSG 랜더스가 가을야구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잔여 시즌을 활용한 다양한 테스트에 나선다. 그중 하나가 오른손 투수 이로운(22)의 선발 전환이다.
이로운은 지난해 SSG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무려 33홀드를 책임졌다. 만 21세 15일의 나이로 시즌 30홀드를 달성, 2023년 오른손 투수 박영현(KT 위즈·당시 만 19세 11개월 2일)에 이어 부문 역대 최연소 2위 기록까지 세웠다. 평균자책점까지 1.99로 수준급이었다. 홀드 부문 1위 노경은(35홀드)과 함께 역대급 '30홀드 듀오'를 구축했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엔 빨간불이 켜졌다. 45경기 평균자책점이 7.08(7홀드)에 이른다. 결국 지난 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퓨처스(2군)리그에서 재정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른손 투수 이로운의 투구 모습. SSG 제공
흥미로운 점은 2군에서 선발 전환을 염두에 둔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운은 지난 13일 NC 다이노스전, 20일 울산 웨일즈전, 27일 상무전에 잇달아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투구 수 역시 49개에서 64개, 80개로 차츰 늘리며 선발 투수에게 필요한 이닝 소화 능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밟고 있다. SSG는 잔여 시즌 이로운에게 1군 선발 기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향후 팀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이로운에 대해 "남아 있는 게임에서 선발로 쓸 생각"이라며 "(선발 경쟁을 해서 안 되더라도) 많이 던져놨기 때문에 불펜으로 와도 수월할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본인의 선발 욕심이 많다. (여기에) 동기 부여를 주고 싶은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애초 SSG는 이로운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을 획득, 병역 혜택을 받을 경우를 염두에 두고 내년 시즌 선발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올 시즌 성적 부진으로 대표팀 승선이 무산되면서 계획에 변수가 생겼으나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SSG 필승조의 핵심 자원인 이로운. SSG 제공
단순한 보직 변경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로운은 대구고 시절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활약했다. 프로 입단 후에는 불펜에서 빠르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지만, 선발에 대한 욕심 역시 갖고 있었다.
선발 전환이 현실화할 때 또 하나의 흥미로운 그림도 그려진다. 현재 SSG 선발진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신인 김민준(20)과 이로운은 대구고 출신이다. 여기에 김건우(24)까지 로테이션 자원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향후 '청라돔 시대'를 이끌 젊은 선발진의 밑그림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