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몸이 완전히 내 것이 아닌 것 같아 어려울 거야."
긴 재활을 거쳐 돌아온 키움 히어로즈 이강준(25)에게 안우진(27)이 건넨 조언이다. 긴 공백 끝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아는 안우진이기에 해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최근 이강준은 키움 불펜의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그는 지난달 16일 고양 두산 베어스와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등판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수술 후 첫 공식 경기였다. 1이닝 2피안타 무실점, 최고 구속은 시속 153㎞까지 나왔다.
426일 만에 다시 밟은 1군 마운드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강준은 지난달 23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팀 승리와 함께 키움 소속 첫 승까지 챙겼다.
지난달 26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5회 무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1과 3분의 1이닝 4사사구 1실점(비자책), 2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1군 복귀 후 3경기에서 자책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설종진 키움 감독도 이강준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설종진 감독은 "(이)강준이 구속은 계속 나오고 있더라. 그중에서도 제구가 특히 좋아져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강준에게도 지금의 모습까지 오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20년 신인 2차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2순위로 KT 위즈에 입단한 그는 이후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한현희의 보상선수로 키움에 합류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해에는 29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2홀드, 평균자책점(ERA) 6.57을 기록했고, 7월에 수술받으며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그런 이강준에게 안우진은 누구보다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선배다. 이강준도 안우진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안우진 역시 긴 재활의 시간을 보냈다. 2023시즌을 마친 뒤 이강준과 같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 8월에는 어깨 수술까지 받았다. 군 복무와 수술, 재활을 거듭한 끝에 올해 약 3년 만에 1군 마운드로 돌아왔다.
안우진은 이강준에게 "'다 지나간다'고 이야기해 줬다"라며 "한 경기 잘했다고 해서 몸 상태에 신경 쓰지 않으면 금방 바뀐다. 아직 몸이 완전히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이 어려울 거라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경기가 이어질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안우진은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힘들다. 경기하면 할수록 몸은 피로해진다"며 "그러다 보면 준비 시간도 짧아지고, 가볍게 던지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한 버릇이 생기면 금방 또 몸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며 후배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전했다.
김수민 기자 bysumi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