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선수단 식전 공연에 등장한 일본 역사적 인물들. AFP=연합뉴스 화합의 장에 침략 전쟁을 일으킨 인물이 웬 말인가.
지난 15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의 '크루즈 선수촌'으로 활용될 대형 여객선 코스타 세레나호가 일본 나고야항에 입항했다. 이를 기념해 열린 식전 공연에서는 일본 전국시대를 대표하는 이른바 '나고야 삼걸'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재현했다.
문제는 도요토미의 등장이다. 도요토미는 1592년 조선을 침략해 임진왜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일본에서는 전국시대를 통일한 역사적 인물로 다뤄지지만, 한국에서는 조선을 침략한 인물로 기억된다.
특히 이번 공연이 AG 참가 선수단을 맞이하는 환영 행사였다는 점에서 인물 선정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될 수 있다. AG는 스포츠를 통해 아시아 각국의 교류와 화합을 도모하는 국제종합스포츠대회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아시아'를 내세운 대회의 환영 행사에서 아시아 국가를 침략했던 역사의 중심인물을 재현한 셈이다.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 앞 나타난 욱일기 (도쿄=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6일 오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동 앞에서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가 응원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으며 욱일기를 든 채 시위를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숙소 외벽에 태극기와 함께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문구를 내걸었다. 2021.7.16 과거 한국 선수단의 역사적 인물 활용을 두고 정치적 메시지라는 지적이 나왔던 사례와 비교하면 더욱 눈길을 끈다. 2020 도쿄올림픽 당시 한국 선수단은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올린 장계의 '상유십이(尙有十二·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를 본뜬 문구였다.
당시 일본 언론과 극우 단체가 해당 현수막을 정치적 메시지라고 문제 삼았고, 일본 극우 단체가 선수촌 앞에서 욱일기를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후 한국 선수단은 현수막을 철거했다.
이번 도요토미 재현 역시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역사적 인물을 활용하는 방식에 대한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논란이 커지자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16일 해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직위원회는 "특정 역사적 인물을 옹호하거나 미화할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고야항 입항 행사에서 '나고야 오모테나시 무장대'가 공연한 것은 개최지인 아이치·나고야의 지역 문화와 관광을 소개하기 위한 행사였다"며 "아시안게임이 다양한 국가와 지역의 선수 및 관계자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기념식 등에서의 표현 방식이 관객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모든 프로그램과 콘텐츠가 국제 스포츠 대회에 적합하도록 지속해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