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7회말 무사 주자 1,3루 한국 박준순이 1타점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타가 터지자 더그아웃의 선수들이 일제히 손을 모았다. 양손으로 지붕 모양을 만들어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첫 경기 대만전에서 선보인 대표팀의 첫 공식 세리머니였다.
최근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국제 대회마다 특색 있는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2024년 대만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선 양손을 교차하는 '아파트 세리머니'가 대표팀 더그아웃을 뜨겁게 달궜다. 당시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로제의 협업곡 '아파트(APT.)'의 안무를 차용한 퍼포먼스였다.
2025년 11월 K-베이스볼 시리즈에선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LG 트윈스의 '농구 슛'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결선 라운드가 열리는 미국행 전세기를 타겠다는 염원을 담아 '비행기'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2023년을 기점으로 세대교체를 이룬 대표팀 특유의 유쾌하고 자유분방한 에너지가 묻어나는 장면들이었다.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에서도 새로운 세리머니가 등장했다. 지난주 고척 스카이돔 소집훈련부터 팀 세리머니를 고민해 온 선수단은 고심 끝에 양손으로 지붕을 만드는 동작을 선보였다.
2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8회말 2사 한국 윤동희가 솔로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 동작의 숨은 의미는 무엇일까. KBO 공식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이는 금메달의 한자 '쇠 금(金)' 자를 형상화한 동작이다. 대만전 직전까지 여러 후보를 두고 고민하다 노시환이 제안한 '금메달 세리머니'가 최종 채택됐다.
목표는 명확하다. 바로 금메달과 우승이다. 노시환은 주장 완장을 찬 뒤 줄곧 선수단에 '원팀'을 강조했다.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선수단의 긴장을 풀어주면서도 든든하게 중심을 잡고 팀을 하나로 묶었다. '금메달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하나로 뭉치자'는 선수들의 염원이 단체 '금(金)' 세리머니로 완성된 셈이다.
경기 초반 좀처럼 터지지 않았던 이 세리머니는 김주원의 3안타와 6회 박준순의 적시 2루타를 기점으로 더그아웃을 가득 채웠다. 염원을 담은 세리머니와 함께 한국은 난적 대만을 5-0으로 완파하며 AG 5연패를 향한 첫 단추를 깔끔하게 꿰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