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빨간사춘기 안지영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창간특집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09.22/ 정성스럽다.
지난달 22일 발매된 싱어송라이터 볼빨간사춘기의 EP ‘옥토버 아카이브’ 앨범 소개를 한 줄 한 줄 읽다 보면 절로 미소를 머금게 된다. 정스럽고 솔직하게 써내려간 그의 ‘이야기’ 덕분에, 다시 한 번 음악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옥토버 아카이브’는 볼빨간사춘기(안지영)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인 가을을 주제로 완성한 음반이다. 그간의 작업이 그러했듯, 이번 앨범 수록곡 역시 안지영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보편적인 사랑과 삶의 감정으로 섬세하고 깊이 있게 확장해갔다.
타이틀곡 ‘황금기’는 모든 이들의 황금기를 응원하는 곡이다. 지금 이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출발, 결국 우리를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볼빨간사춘기. (사진=켄버스 제공) 서브 타이틀곡 ’풀카운트‘는 안지영의 남다른 야구 사랑에서 탄생했다. 야구에서 가장 긴장감 넘치는 순간인 풀카운트를 인생에 빗대어,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놓지 말자는 응원의 메시지를 표현했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 홈구장인 라이온즈파크에 시구자로 나섰다가 야구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선수들을 위한 곡을 만들겠다‘고 공언해왔고, ’풀카운트‘를 완성함으로써 실제 야구팬들 그리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앨범에 수록된 다섯 곡 중 곡 설명글이 가장 긴 곡인데, 그만큼 담고자 하는 마음도 컸다. “한 성인의 성장통을 이야기하는 곡이에요. 곡의 모티브는 당연히 구단과 선수들이지만, ‘잘 안 될 것 같을 때도 그럴수록 밥도 더 잘 먹고 나를 더 사랑해주고 해야 한다는 식으로 흐름을 잡았는데, 마치 나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 같았죠.” 그래서였을까. “가이드 녹음 단계부터 눈물이 쏟아져 유난히 힘들었다”고 밝힌 그는 “웃기죠, 자기가 쓰고 자기가 울고”라며 쑥스러워했다. 특히 ‘네 발자국이 남아 한 편의 이야기가’ ‘멀리 보이는 저 빛이 점점 밝아져 , 널 위해 모두가 환호를 해’라는 가사에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한 그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고, 듣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관중이 꽉 들어선 경기장. 그라운드 위에서 스스로와의 싸움을 해나가는 선수들처럼, 볼빨간사춘기 역시 무대 위에 오르는 입장이라 감정이입이 되기도 한단다. 그는 “대중에게 보여지는 직업이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사람들이 알아봐준다는 데서 나 또한 선수들과 비슷한 입장인 것 같다”며 “마음처럼 잘 안 될 때면 나 또한 속상하고, 엄마 마인드가 되기도 하더라”고 응원의 메시지도 건넸다.
볼빨간사춘기 안지영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창간특집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09.22/ “뭘 해도 안 되는 날이 있잖아요. 본인도 엄청 답답한 그런 날이요. 풀카운트까지 걸어온 그 길을, 모두가 환호할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희망과 응원, 위로를 드리고 싶었어요. 또, 관객들도 어떤 상황이건 끝까지 선수들을 응원 해주시는데, 풀카운트에서도 믿음을 갖고 서로 위로하며 걸어가는 게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야구를 떠나 우리 모두의 풀카운트를 떠올리면, 우리 모두는 내 앞에 주어진 책임을 다 하기 위해 어떻게든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잖아요. 인생의 갈림길, 풀카운트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결과를 낼까 생각해봤을 때 자신을 더 사랑하고 아껴주면서, 정말 멋진 발자국을 내고서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볼빨간사춘기가 지난 10년간 걸어온 여정에 대해서도 돌아봤다. 그는 “정말 다사다난했다. 일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요즘 들어 느끼는 건, 그 시간들이 결국에는 저를 만들어준 시간이고, 스스로를 알게 해준 시간이라 굉장히 소중하고 값진 시간인 것 같다”며 “지난 10년은 정말 감사한 시간”이라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 여름 발표한 리메이크 싱글 ‘여름아 부탁해’에 쏟아진 뜨거운 관심과, 화제성을 견인한 동료 가수들의 챌린지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드러냈다. “5년 전 CM송으로 불렀던 노래였는데, 바로 리메이크 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되어 이번에 내게 된 곡이었어요. 지금까지도 관심 많이 주시고 해서, 기분 너무 좋았죠. 나 잊혀지지 않았구나! 하고요. 정말 많은 분들이 챌린지로 도와주셨는데, 한 분도 빠질 수 없이 준비를 많이 해주시고 거리낌 없이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행복한 에저리르 드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볼빨간사춘기 안지영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창간특집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09.22/ 팬들에게도 특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우리 팬덤은 정말 소규모에서 시작했고, 현장에 자주 오는 친구들에게는 제가 언니고, 누나 같을 거에요. 엄청 큰 팬덤이 아니라 우리끼리의 색을 지키면서 서로의 아픔과 기쁨을 공유할 수 있어 기뻐요. 제가 2년 정도 공백이 있을 때, 팬들이 정말 힘들었을 텐데도 저에게 어떤 요구도 없이 어떤 말도 없이 팬들은 저를 기다려줬어요. 지금은 그 공백 기간을 열심히 채워가는 중이고, 팬들에게는 버텨줘서 고맙다고 너무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데뷔 10주년인 만큼, ‘근본’의 질문을 빼놓을 수 없었다. “지금 시점, 볼빨간사춘기의 붉은색은 어느 정도 톤인 거 같아요?” 인터뷰 말미 던진 질문에 볼빨간사춘기는 쑥스러운 미소와 함께 답했다.
“옛날에는 정말 빨갛고, 핫핑크 같은 볼빨간이었다면 지금은 어른이 됐다고 약간은 살구빛 같은 느낌으로, 좀 더 색을 다채롭게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옛날에는 새빨간 느낌이 주는 그 유니크함이 독특하고, 공감대를 일으켰다면 지금은 그 색을 좀 더 다채롭게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조금은 유연한 사람이 되고, 유연한 음악을 하는 것 같아요. 내가 스스로, 블러셔의 색을 정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볼빨간사춘기 안지영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창간특집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6.09.22/ 그러면서 다가올 10년에 대해서는 “진짜 재미있게 보내고 싶다. 팬들과의 소통 앱이나 SNS DM으로 팬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지영님만이 할 수 있는 노래가 너무 즐겁다’는 내용이 많더라”며 “가장 나답게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자, 그리고 나를 정말 필요로하는 사람들에게 응원이 될 수 있는 음악을 이어가고 싶다”고 당차게 덧붙였다.
볼빨간사춘기는 7, 8일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6~2027 볼4 콘서트 투어 레드 스퀘어’를 시작으로 7개국 8개 도시를 잇는 투어에 나선다. ‘레드 스퀘어’는 볼빨간사춘기를 상징하는 ‘레드’와 단단하게 다져온 음악 세계를 교감하는 공간 ‘스퀘어’를 결합한 이름으로, 볼빨간사춘기가 걸어온 10년의 여정을 같이 느끼며 돌아보고, 다음 챕터를 향해 도약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투어는 자카르타, 멜버른, 시드니, 방콕, 홍콩, 타이베이, 도쿄 등지에서 내년 1월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