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연극 ‘원숭이손’으로 데뷔해 올해 데뷔 70년 차를 맞은 배우 김영옥이 ‘엄마가 미쳤어요’를 두고 이같이 말하며 혀를 내둘렀다. 베테랑 김영옥마저 대사량에 진땀을 뺀 이 작품은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온 다섯 엄마를 중심으로 여성들의 관계성을 촘촘하게 그려내며 가족의 의미를 되짚는다.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KBS1 새 일일극 ‘엄마가 미쳤어요’ 제작발표회에는 성준해 감독과 배우 정민아, 동하, 김희정, 강경헌, 김영옥, 양희경 등이 참석했다. 사진=KBS 제공 ‘엄마가 미쳤어요’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의지하면서도, 서로를 한 사람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다리미 패밀리’, ‘으라차차 내 인생’ 등을 연출한 성준해 감독과 ‘내 눈에 콩깍지’, ‘미친 사랑’ 등을 집필한 나승현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성 감독은 “‘엄마가 미쳤어요’에서 ‘미’는 한자로 ‘아름다울 미(美)’를 뜻한다. 단순히 ‘미치겠다’고 할 때의 의미도 있지만 긍정적인 의미가 더 많이 내포된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탄탄한 배우진 역시 ‘엄마가 미쳤어요’의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정민아, 동하, 김희정, 강경헌을 비롯해 김영옥, 양희경, 이한위, 남성진, 조미령, 강은탁, 공정환, 안연홍 등 관록의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극의 중심을 잡는다. 여기에 김종훈, 배지완, 최유빈, 김나은 등 새로운 얼굴들이 가세해 세대를 넘나드는 갈등과 관계를 그려낸다.
성 감독은 김영옥과 양희경을 두고 “드라마의 기둥”이라며 남다른 애정과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연기로는 최고의 배우들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다른 배우들 역시 “선생님들이 계셔서 출연을 한 번에 결정했다”고 입을 모을 만큼 두 사람은 작품의 든든한 중심축을 담당한다. 사진=KBS 제공 ‘엄마가 미쳤어요’에는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다섯 엄마가 등장한다.
김희정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미미네 삼계탕’ 사장 조미미를 연기한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삶쯤은 기꺼이 뒤로 미뤄온 ‘캔디형 엄마’다. 강경헌이 맡은 황금어패럴 대표 전진희는 사랑하는 가족과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지만, 마음 한편에는 현재에 대한 불안과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품고 있다.
김영옥은 “어떤 엄마든 정상으로 불리지 않는다. 엄마가 미쳐야지만 집안이 잘 돌아간다”며 작품 제목에 공감을 표했다. 이어 “드라마에서 네 가지 역할을 소화했는데 대사 외우기가 정말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양희경은 최순덕에 대해 “아들들이 사고 칠 때마다 수습하는 엄마다. 정이 많고 사리분별이 뛰어나다”며 “재력도 잔뜩 누리고 있다. 다만 콩가루 집안이다. 시어머니부터 며느리까지 남편이 외도해서 갈라선다. 집안에 제대로 된 가장이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이 보여줄 모성의 결도 다르다. 황금순은 교통사고로 첫째 아들 내외를 잃은 뒤 손자 차승윤(동하)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바보가 되기로 결심한다. 반면 최순덕은 아들의 외도로 상처받은 며느리 조미미에게 삼계탕집을 넘겨주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조미령은 딸 강예리(김나은)를 황금가에 시집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박지영을 연기한다. 황금가와 사돈을 맺겠다는 욕망 하나로 누구보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인물이다.
앞서 KBS 토일드라마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에서 동숙 역으로 활약했던 조미령은 다시 KBS 드라마로 돌아온 소감에 대해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에서 동숙이 역할로 사랑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욕을 좀 많이 먹을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돈에 대한 집착이 많고 잘사는 것에 대한 욕망이 큰 인물이다. 하지만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다”며 박지영만의 매력을 짚었다.
베테랑부터 새로운 얼굴까지, 각기 다른 세대의 배우들이 그려낼 다섯 엄마와 가족들의 이야기가 어떤 공감대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엄마가 미쳤어요’는 이날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