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S포토 ‘희야’와 ‘오래전 그날’이 사랑받던 시절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노래의 힘은 변함없다. 각각 데뷔 40년, 36년을 맞은 이승철과 윤종신. 추억 속 이름에 머무는 대신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신곡을 내놓는 두 사람의 시간은 닮아 있다.
두 사람의 긴 시간을 보여주는 건 무엇보다 노래의 생명력이다. 이승철과 윤종신의 노래는 발표 당시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젊은 층에게도 익숙하다. 추억 속에만 갇혀 있지 않고 방송과 리메이크, 노래방과 각종 무대를 거치며 새로운 듣는 이들에게 계속 전해진 덕이다.
1986년 부활의 보컬로 데뷔한 이승철에게는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마지막 콘서트’,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말리꽃’, ‘인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까지 시대마다 대표곡이 있다. 2002년 부활과 다시 만난 ‘네버 엔딩 스토리’도 빼놓을 수 없다. 특정 시기에 그치지 않고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꾸준히 대표곡을 만들어왔다는 점이 그의 40년을 보여준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이승철은 지난달 30일 우즈와 함께한 신곡 ‘우리만의 이야기’를 발표했다. 우즈가 직접 작사·작곡해 선물한 곡으로, 후배 가수들이 참여하는 40주년 트리뷰트 듀엣 프로젝트의 첫 번째 곡이다. 후배 음악가와 새 노래를 만들어 선보이는 과정 역시 이승철다운 40주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40주년 앨범 음감회에서도 그의 관심은 지나온 시간보다 현재에 가 있었다. 이승철은 “레전드보다는 항상 옆에 있는 현역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40년 동안 무대에 섰다는 사실보다 지금도 노래할 수 있다는 점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최근 행보도 이 말과 맞아떨어진다. 이승철은 대학 축제 무대에 올라 수십 년 어린 관객들과 함께 노래했고, 오는 11월 광주를 시작으로 대전, 대구, 서울, 인천, 부산 등을 도는 전국투어 ‘더 보이스: 이승철’을 이어간다. 내년에는 월드투어도 준비 중이다. 40년 차에도 그의 일정표는 새 노래와 공연으로 채워져 있다.
윤종신 역시 ‘오래전 그날’, ‘환생’, ‘본능적으로’ 등 오랫동안 불린 노래를 여럿 남겼다. 특히 2017년 발표한 ‘좋니’는 그의 긴 경력에서도 특별한 곡이다. 발매 약 두 달 뒤 차트 정상에 올랐고 윤종신에게 데뷔 27년 만의 첫 음악방송 1위를 안겼다. 이미 수많은 대표곡을 가진 가수가 활동 20년을 훌쩍 넘긴 시점에 다시 대중적인 히트곡을 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윤종신도 올해 데뷔 36년을 맞았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서울에서 전국투어 ‘가을냄새’의 막을 올렸고, 오는 10일 인천을 시작으로 수원, 고양, 부산, 경주, 대전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음원 발표도 꾸준하다. 2010년 시작한 ‘월간 윤종신’을 16년째 이어오며 지난달에도 9월호 ‘원 오브 뎀’을 냈다.
윤종신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는 일간스포츠에 “‘가을냄새’ 공연은 지나간 일들과 다가올 계절의 그리움 등 가물거리는 감상을 윤종신의 목소리와 이야기로 담아내고자 했다”며 “김광진, 정준일, 박재정 등 ‘월간 윤종신’을 함께한 아티스트들이 게스트로 참여해 시너지를 더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랜 시간 세대를 넘어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는 만큼, 앞으로도 진심 어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수의 세월은 결국 어떤 노래가 남았는지로 완성된다. 지금의 관객과 함께 부르는 수십 년 전 노래 위로 새로운 음악과 무대가 계속 쌓여간다. ‘희야’와 ‘오래전 그날’ 같은 대표곡부터 최근의 ‘우리만의 이야기’와 ‘가을냄새’까지, 두 사람의 노래는 여전히 현재의 관객과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