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번째 안타를 치고 대주자와 교체돼 더그아웃에 복귀한 뒤 김태형 감독과 포옹을 나누고 있는 레이예스. 사진=KBO 유튜브 채널 캡처 "용병이 그렇게 하기 어렵지."
칭찬도 비판도 화끈한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빅터 레이예스에 대해 전한 말이다. 이미 지난 2시즌(2024~2025) 연속 전 경기(144)에 출장하고, 올 시즌도 전반기 내내 결장 없이 출전한 시점에 꾸준히 헌신적인 외국인 선수를 향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태형 감독은 2015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 사령탑에 부임했다. 2022시즌까지 8시즌 지휘봉을 잡았고 재계약 만료로 퇴임한 뒤 2023년 방송사 해설 위원으로 활동하다가, 1년 만에 다시 롯데 사령탑이 됐다.
김 감독은 총 11시즌 한 팀의 수장이었던 만큼 많은 외국인 선수를 겪었다. 그들이 국내 선수 최저 연봉 기준으로 20~30배 더 받는 만큼 더 잘하고 더 많이 뛰어야 한다고 봤지만, 종종 기량뿐 아니라 프로 정신이 부족한 선수도 많았다.
레이예스가 1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8회 초 안타를 친 뒤 대주자로 교체되며 두산 팬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용병'이라는 단어 뜻 그대로 여겼다. 하지만 레이예스만큼은 '제자'로 보는 것 같다. 그를 향한 애정은 조금 더 깊은 게 분명하다.
기특할 수밖에 없는 선수였다. 실제로 레이예스는 144경기 체제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외국인 타자로는 처음으로 3년 연속 전 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김태형 감독은 2026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단일시즌 신기록(211개)과 함께 안타왕에 오른 레이예스를 뜨겁게 안아줬다.
김태형 감독에게 '꿀눈빛'을 받는 드문 외국인 선수. 레이예스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적이다. 선수로서도 사람으로서도. 남미(베네수엘라) 출신 특유의 '흥부자 '가 아닌 진중하고 차분한 '젠틀맨' 성향으로 동료들의 신망을 얻었다.
레이예스는 12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국내 선수보다 더 예의 있는 외국인 타자의 모습으로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이날 안타 4개를 때려냈다. 이미 단일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쓴 채로 이날 경기를 맞이했고, 거듭 그 기록을 늘려갔다. 3루 쪽 롯데 원정팬뿐 아니라 홈 두산 팬들도 열광했다.
레이예스는 8회 말 중전 안타를 친 뒤 대주자 박찬형과 교체됐다. 덕분에 관중들에게 인사할 기회를 얻었다. 잠실벌 만원 관중이 모두 그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레이예스는 원정 관중석뿐 아니라 자신을 응원한 두산팬들을 향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경기 뒤 만난 레이예스에게 그 배경을 묻자 그는 "두산 팬들께서도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고, 프로 선수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