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준혁은 외모에 대한 칭찬을 유독 부끄러워했다. 2007년 데뷔한 그는 사실 비교적 늦게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 ‘비밀의 숲’, ‘60일, 지정생존자’, 영화 ‘범죄도시3’, ‘소방관’, ‘나의 완벽한 비서’ 그리고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까지 지난 20년간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천천히 인지도를 쌓아 올린 결과였다. 그로서는 해오던 일을 변함없이 했을 뿐인데, 지금의 뜨거운 관심과 인기가 쑥스럽고 얼떨떨하기도 한 듯했다.
최근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에서도 이준혁의 외모는 화두였다. 칭찬이 머쓱한 듯 어색하게 웃은 이준혁은 “(출연작 중) 최고 흥행작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보다는 내가 처음 생각했던 것들을 좋아해 줘서 너무 감사했다”며 담담한 소회를 전했다.
지난달 10일 첫 공개된 작품은 로또 1등에 당첨된 홍성인터내셔널 영업 5팀 팀장 공은태(이준혁)가 이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출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K직장인 오피스 드라마로, 4주 연속 티빙 주말 구독 기여 1위, 주간 구독 기여 1위 등 공개 5주 차까지 식지 않는 인기를 입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tvN에서도 방영돼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최고 시청률 6.2%를 기록했다.
이준혁은 “이 작품을 하고 나서 친구들이 원래 잘 연락을 안 하는데, ‘자기가 하는 일이 멋져 보인다’고 연락하더라. 그게 너무 좋았다”며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특정 집단이 멋있어 보일 수 있는데 저희가 잘 그린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사진=티빙 극중 팀장으로 팀원들을 이끌어가면서도 팀장들 사이에선 막내로 고군분투했던 이준혁은 작품 안에서 겪었던 일들이 실제 자신의 일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직장 생활이라는 게 저희 업하고 거의 다르지 않아요. 처한 현실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저희도 상하관계가 있고, 굉장히 비즈니스일 때도 있죠. 그러면서도 팀 호흡이 잘 맞아서 일이 잘될 때도 있고, 때로는 나대보기도, 저항해야 할 때도 있어요. 지금까지 제가 한 작품이 캐릭터 플레이가 많았다면 이 작품은 현실과 너무 비슷해서 좋았어요.”
현실적인 작품의 결과 달리 공은태의 외모는 비현실적이란 질문에는 “그걸 이용해서 대중에게 조금이라도 판타지를 줄 수 있었다면 감사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이준혁은 “집에서 거울을 보면 화가 많이 난다. 지금 43살이다”라며 “내가 워낙 많은 작품을 했기 때문에 대중도 저 사람이 얼굴 잘생겨서 떼돈 버는 게 아닌 거를 다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외모보단 연기로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지금의 비주얼을 유지하기 위해 혹독한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이준혁은 “나는 우량아로 태어나서 조금만 먹어도 크게 되는 사람이다. 그냥 가루 같은 것과 빵 한 조각 정도만 먹는다. 그래서 삶이 전반적으로 우울하다”며 고충도 털어놨다.
또 한 번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준혁은 차기작으로 SBS 드라마 ‘각성’과 장재현 감독의 신작 ‘뱀피르’를 선보인다. 작품 선택 기준은 ‘도전’이다. 그는 “‘좋거나 나쁜 동재’를 했을 때도 그랬지만 주변에서 ‘이 작품을 왜 하냐’는 얘길 듣기도 한다”며 “사실 난 이상한 걸 많이 한다. 조금이라도 다르고, 도전해 볼 만한 것들을 할 수 있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오래 이 일을 하다 보니까 ‘제가 안 죽고 이 자리 있구나’ 이렇게 관심을 보내주시는 거 아닐까요? 그렇게 저를 찾아주신다는 사실이 저는 가장 감사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