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아셈 마레이(34·창원 LG)가 리바운드 부문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출전 제도가 바뀐 상황에서도 리그 최고의 리바운더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마레이는 지난 22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4리바운드를 잡아내며 KBL 역대 한 경기 최다 리바운드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24년 3월 치나누 오누아쿠(당시 소노)와 2011년 테렌스 레더(당시 모비스)가 작성한 31개였다. 현대모비스 주축 외국인 선수 게이지 프림이 무릎 부상으로 12분밖에 뛰지 못했다는 걸 고려하더라도 이날 마레이가 보여준 골밑 지배력은 단연 돋보였다. 팀 전체 리바운드 46개 가운데 73.9%에 해당하는 34개를 홀로 책임졌다.
LG를 대표하는 코어 자원인 마레이. KBL 제공
마레이는 2021~2022시즌부터 5시즌 연속 평균 리바운드 1위를 차지한 정통 센터다. 올 시즌에도 숀 롱(부산 KCC) 존 무니(안양 정관장) 등 경쟁자들을 제치고 평균 15.4리바운드로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SK전에선 팀 패배 속에서도 양 팀 최다인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마레이는 최신 농구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유형의 선수다. 센터에게도 3점 슛 능력이 요구되는 현대 농구의 흐름과 달리 외곽슛을 거의 시도하지 않고, 골밑 득점과 리바운드에 집중한다.
다섯 명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조직력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공략하는 조상현 LG 감독의 '시스템 농구'에서 마레이의 존재감은 더 빛난다. 지난 5월 재계약 당시 LG 구단은 아시아쿼터 선수 칼 타마요와 함께 마레이를 '시스템 농구의 공수 핵심'으로 꼽으며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6시즌 연속 리바운드 1위에 도전하는 마레이. KBL 제공
올 시즌 KBL은 2·3쿼터에 한해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코트를 밟을 수 있도록 출전 규정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마레이의 리바운드 기회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우승 후보로 꼽힌 LG는 시즌 첫 8경기에서 3승에 그쳤다. 하지만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여전히 골밑을 든든하게 지키는 마레이의 존재감이다. 그는 지난 9월 필리핀 전지훈련 당시 본지와 인터뷰에서 "LG는 몇 년 동안 약한 축에 속했고, 점점 강팀으로 이미지가 바뀌었다"며 "첫 번째 목표는 챔피언 결정전 진출"이라고 강조했다. 마레이가 골밑에서 중심을 잡고, LG가 조직력을 되살려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